*게재 문예지
광주문학
2018 년 봄 86호 (2018년 3월 15일 발행)
시 60, 61쪽
로드킬
묵은세배 드리고 어둠 뚫고 가는 길
전조등에 비추인 희끄무레한 물체 하나
급브레이크로 아슬아슬 피하여서 보니
로드킬로 정물이 된 길고양이
그냥 버려두고 와서 마음에 밟혀
원단 일깨워 다시 찾아간 그 길
조심조심히 다가가자, 주검 옆 웅크리고 있다
풀덤불 속으로 어슬어슬 꼬리 감추는
한 옷 입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
냉돌 같은 밤 대답 없는 어미 팔 끌며
일어나, 위험해! 얼른 일어나!
가게, 집에 가서 편히 쉬게!
통 울음으로 고추바람 버텼을
길섶에 정차하여 마음의 등불 밝히고
올 한 해 만 생명들 무사의 복 빌며
저만치 눈물 찍어 훔치는 은행나무 아래
쌓인 낙엽 헤치고 초장 지낸다.
꽃 마중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
매화꽃 소식에
꽃 마중 간다
꽃 같은 마음
하늘에 산천에
꽃처럼 고운 눈꽃 피고
바람 따라나선 꽃잎
꽃길을 수 놓는다
강섶 매원 가득히 꽃바람
단꿈 깊은 매실나무
시린 꽃눈 위에
난분분 난분분 눈꽃 진다.
'6. 발표시(시화.문예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산문학 26호(고독/청솔밭에서) (0) | 2018.06.08 |
---|---|
담양문학 16호(베매기솔/밤골 풍경/ 덕실마을 채씨) (0) | 2018.04.16 |
광주문학(사랑을 위하여) (0) | 2017.12.29 |
광주매일신문 문학마당(월리아짐) (0) | 2017.12.21 |
서은문학 제3호(애기똥풀/개 짖는 밤) (0) | 2017.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