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참깨를 털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2. 18. 11:39

(사진: 인터넷 이미지)

 
참깨를 털다/ 월정 강대실

 
 

흙은 아무나 파먹고 사나!

아직도 참새 방앗간 찾는 눈치 보기,

참깨 베러 갔다가 아주 털어 왔다.

 

 

남이 장에 가니까 씨오쟁이 지고 가듯

산밭 윗머리에 참깨 몇 고랑 심어 놓고

낫 들고 나가는 이웃 보고는 들로 나선다

 

웬걸, 주니가 났던지 어느새 잎 다 떨구고

멀거니 들머리에 눈을 둔 녀석들

여태껏 어디다 딴눈 팔고 있느냐는 듯

 

땅과 새와 벌레들과 나누고도

흘린 땀의 몫으론 너무나 감지덕지해

거두어 멍석에 널어놓고 바라보니

 

오달지고 천석꾼이 부러운 것이 없는데

고마운 아내, 언제 사다 놓았는지

된장 풋고추에 막걸리 한 병 성큼 내온다.

 

2-710/2015.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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