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2. 18. 11:42

(사진: 인터넷 이미지)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 강대실 

 

 

그림자 기다랗게 달고 서서 
좁은 마당만 어지럽게 한다고 
찍어 던져 버리자 했다만 
숨죽여 엿듣고는 가슴이 뜨끔했든 게지 

두 아들 세 살 여섯 살 적 봄날  
맞아들였지 온 가족이 너희 집에 들러서

형 나무 동생 나무로 이름표 붙여 
누가누가 잘 자라나 눈여겨보았지
 

애들도 너희도 잔병치레 한 번 모르고 
마당귀 담장 밑 햇볕 드물게 찾는 데서 
번갈아 시새워 계절을 보듬고 

키재기라도 하는 듯 키만 멀대 같이 자라 
낯 두껍게 길 가는 큰애기 구두 소리  
앞집 마당 웃음소리 엿듣더구나 

어느 결 알알이 오색 꿈 키웠더냐  
팔이 휘도록 수없이 별이 찾아 들더니 
보람 맛보이는구나 달콤한 아쉬운 가을에 
두 아들들 보란 듯이. 

초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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