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둥실 솟아 올 새해에는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9. 06:57

둥실 솟아 올 새해에는      
     
                              姜  大  實  
 
더하여 갖자며 널리 알렸던 일
없었으면 될 일로 덮어 버렸던 일
나누어 갖자며 많은 위로 받았던 일
보람으로 알고 비지땀 쏟았던 일
지금은, 한 해 365일
서리서리 또아리 틀어 산 삶
추슬러 하릴없이
세월의 강에 띄워 보내야 할 시간
아무 날 어느 때든
안에서나 어디서든지
마음 문 활짝 열어 감싸안고
일 마다 모든 사람 기쁨을 주며
서운한 기색 한 번
싫은 표정 한 번 넘보이지 않은
나 보다 우리를 앞세운 삶 살아야 했는데
술수를 부리지는 않았던가?
방관과 난색을 보이지는 않았던가?
다툼과 시기와 서운해 갈라서
당 짓고 원수를 맺지는 않았던가?
나만의 유익과 안위를 위해
투기와 격동과 방탕의 삶은 살지 않았던가?
사랑과 즐거움과 화평으로
인내와 자비와 선함으로
충성과 온유와 절제로
낮아져 우러르며
질박하고 진솔한 삶 살아야것다
온갖 풍상 일념으로 버텨사는
청산되어 살아야것다, 살아
둥실 솟아 올 새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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