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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호사

방황의 호사/ 월정 강대실     시문詩文과 가까이하기로는사철 푸른 숨결의 댓잎 향 불어 잇는대나무골이 제일 좋을 성 싶어신문 쪽지 움켜쥐고 한달음에 찾아가몸 붙일 자리 잡았지요 생에 찌든 번뇌의 때 벗고자밭고랑에 박히어 몽근 황토 냄새에 취하고들개처럼 앞 뒷벌 이슬을 쓸고감춰 둔 길을 내주기도 하는 산 찾아 오르며누습한 생각의 부대 비워내지요 어떨 땐 하루가 물먹은 솜뭉치 같지만머잖아 마음의 진창에 더덩실 달 떠올라잘 익은 홍시 같이 달콤한 詩 한 편꼭, 빚어낼 것 같은 느낌에오늘도 방황의 호사 누리지요. 초2- 7362014. 5. 28.

1. 오늘의 시 2024.06.24

비방

비방祕方/ 월정 강대실  황우처럼 뚜벅뚜벅 걸어온 生꽉꽉 조였던 나사가 헐거워졌나 벌써밤새껏 여기저기가 쑤시고 저려찾아간 터미널 앞 통증클리닉 닫힌 창문 틈으로 새어 드는길 건너 삼층 한의원 쑥뜸 뜨는 냄새삼거리 기름집 참깨 볶는 냄새죽순 도갓집 죽순 삶는 냄새 스미는 냄새 비방으로 마시며핫백에 물리치료 받고나면먼 산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기운바위라도 번쩍 메치고 싶은 욕망.초2-735/2014. 4. 21.

1. 오늘의 시 2024.06.22

길 끝

길 끝/ 월정 강대실  절름절름 한 마름 고개를 넘어 구불텅구불텅 산굽이 돌고 돌아 쉼 없이 닦아 왔어도 보이지 않는   가다 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말기 환자의 병실을 찾을 즈음엔아슴아슴 보일 것도 같은   벼랑처럼 뚝 끊어진 길에 이르러그만, 길고 긴 밤이 열릴 때는끝인 줄을 모를 것 같은   단지, 남의 무밭을 지나치듯시간이란 모든 시간을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초2-732 /2013.11. 30.

1. 오늘의 시 2024.06.22

무감

무감無感/월정 강대실  봄꽃 흐드러진 꽃길 걸어도심전에 장미꽃 꽃눈 하나 돋지 않고뙈기밭에 번진 쑥 뿌릴 파내도마음속 텃밭에 잡풀 짓어 나는 생의 무감이여! 들 가운데 갈기 세운 바람이 되고이 산 저 산의 선바위 되어, 심곡이신비의 바닷길처럼 열리길 바랐으나노루목만큼도 트이지 않는 어두침침한 계절이여! 새들 대숲에 드는 해거름이다처마 끝 장명등 밝힐 저물녘이다.초2-725/2013. 4. 12.

1. 오늘의 시 2024.06.22

건망

건망/ 월정 강대실     가늘게 금이 간 항아리,기억의 쪽박이 깜박깜박하다종심강 바람 웅성대는 어슬녘본향의 길 닦는다   까마귀 고기 먹었나얼마 전에는 자동차 열쇠 오늘은 또 핸드폰...한바탕 부산을 떤다   지나온 길 더듬어 본다가야할 이정표 바라본다하여튼 미워는 말아야지 또 다른 나인 것을   호롱불처럼 부끄러워지는 속내막힘없는 저 편 길 달린다.초2-722/2013. 2.

1. 오늘의 시 2024.06.22

그분, 이분, 저분

그분, 이분, 저분​‘그분’은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대명사다. 한 단어이므로 ‘그 분은’ ‘그 분이’ ‘그 분들’처럼 띄면 안 된다. ‘이분’과 ‘저분’도 마찬가지다. 각각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높여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로 붙이는 게 바르다. 접미사 ‘-들’이 결합한 형태인 ‘그분들’ ‘이분들’ ‘저분들’ 역시 붙여야 한다. ‘몇분’ ‘어떤분’은 한 단어가 아니다. “몇 분이나 오셨습니까?” “밖에서 어떤 분이 찾으시네요”와 같이 띄어야 한다. 이때의 ‘분’은 사람을 높여 부르는 의존명사다. 꾸며 주는 말이 앞에 놓인다. 높이는 사람을 세는 단위일 때도 의존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참석자는 총 네 분입니다” “두 분이 이곳을 방문하셨어요”처럼 사용한다. ‘환자’에 ‘분’을 붙여 높여 ..

‘생각지’?, ‘생각치’?

‘생각지’?, ‘생각치’?​글을 쓰면서 늘 헷갈리는 것이 ‘생각지/생각치’와 같은 경우다. 어느 쪽이 맞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발음으로 구분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리 읊어봐도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것은 ‘-하지’가 줄어들 때 ‘-지’가 되느냐 ‘-치’가 되느냐의 문제다. ‘-하지’ 앞이 유성음이냐, 무성음이냐를 따지면 된다. 목청이 떨려 울리는 소리가 유성음이고, 성대를 진동시키지 않고 내는 소리가 무성음이다. ‘-하지’ 앞이 유성음(모음이나 ㄴ, ㄹ, ㅁ, ㅇ)일 때는 ‘ㅏ’만 떨어져 ‘ㅎ+지=치’가 된다. ‘흔치, 간단치, 만만치, 적절치, 가당치, 온당치’ 등이 이런 예다. ‘-하지’ 앞이 무성음(ㄱ, ㅂ, ㅅ)일 때는 ‘-하지’가 줄어들 때 ‘하’ 전체가 떨어지고 ‘지’만 남는다..

‘주십시오’와 ‘주십시요’

‘주십시오’와 ‘주십시요’​“거리두기에 동참해 주십시요!” “모임은 취소해 주십시요!” 이 경우 ‘주십시요’를 ‘주십시오’로 고쳐야 바르다. 문장을 끝내는 종결어미는 ‘-요’가 아니라 ‘-오’이기 때문이다. 앞 모음 ‘이’의 영향을 받아 마지막 어미가 [요]로 소리 나더라도 그 원형을 밝혀 ‘-오’로 적는다. 하십시오체뿐 아니라 “도와주시오” 같은 하오체 문장도 ‘-오’로 끝난다. ‘-요’는 어떤 사물·사실 등을 열거할 때 쓰이는 연결어미다. “이건 두통약이요, 저건 감기약이다”처럼 사용한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너무 늦었어요” “그러는 게 좋지요”에서의 ‘요’는 무엇일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어미 뒤에 덧붙은 것이다. 연결어미 ‘-요’나 종결어미 ‘-오’는 생략할 수 없지만..

카테고리 없음 2024.06.22

‘에요’와 ‘예요’의 구분법

‘에요’와 ‘예요’의 구분법​다음 중 ‘에요’ 또는 ‘예요’와 관련해 바르지 않은 것은?㉠ 내가 한 게 아니에요㉡ 생각대로 잘될 거예요㉢ 저 사람은 누구예요㉣ 지금 어디에요​‘-에요’는 용언(동사·형용사)의 어간 또는 명사와 결합해 설명이나 의문을 나타내는 말(종결어미)이다. 그러나 어떨 때는 ‘에요’가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예요’가 되기도 해 헷갈린다.㉠의 ‘아니에요’처럼 ‘-에요’가 용언(동사·형용사)의 어간과 결합할 경우에는 어간에 ‘에요’만 붙는다. 즉 ‘아니+에요→아니에요’가 된다.​그러나 ‘-에요’가 명사와 결합할 경우 명사를 서술어로 만들 때 쓰이는 조사 ‘이’가 추가된다. 즉 ‘책+이+에요→책이에요’처럼 명사에는 ‘이에요’가 붙는다. 받침이 없는 명사일 때는 ‘이에요’의 준말인 ‘예요’..

‘~에’ ‘~에게’ 구분 법

‘~에’ ‘~에게’ 구분 법​다음 중 ‘~에게’가 잘못 쓰인 것은? ㉠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매일 꽃에게 물을 줘라㉢ 돼지에게 먹이를 줬다㉣ 기업에게 필요한 가치 어떤 행동이 미치는 대상을 나타낼 때 ‘~에’ ‘~에게’ 어느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문제에서처럼 구분 없이 모두 ‘~에게’를 쓰는 경향이 있다. 둘을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단어에는 ‘~에게’를, 그 외에는 ‘~에’를 쓰면 된다.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에서 ‘친구’는 사람이므로 ‘~에게’를 붙이는 것이 맞다. “부모님에게 꾸중을 들었다” “영희에게 일이 생겼나 보다” 등처럼 쓰인다. ‘㉡매일 꽃에게 물을 줘라’에서 ‘꽃’은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식물이므로 ‘~에게’가 아니라 ‘~에’를 붙여야 ..

새 유택을 마련하다

새 유택을 마련하다/월정 강대실  소년 적 아버지 뒤 졸래졸래 따라가 처음 알게 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거소산성산 오를 땐 꼭 그 옆을 지나곤 했습니다   아버지, 살아생전 유명하다는 지관 대동하여명당자리 찾아 헤맸지만 뜻 못 이루어산초 맹감나무 가시밭길 뚫고 들어가면 호젓한 노송 그늘 밑에 애처로운   작년 윤 삼월 이사 가시는 길에아들 내외랑 함께 꽃 보고 바람도 쐬고 내 집에 들러 삼 대가 하룻밤 지냈습니다   이제, 윗대 할아버지 아버지 벌안 기스락에 아담하게 마련한 새 유택에 편안히 드신.   초2-717 /2013. 1. 4.

1. 오늘의 시 2024.06.21

참깨를 털다

참깨를 털다/ 월정 강대실  흙은 아무나 파먹고 사나! 아직도 참새 방앗간 찾는 눈치 보기,참깨 베러 갔다가 아주 털어 왔다.    남이 장에 가니까 씨오쟁이 지고 가듯산밭 윗머리에 참깨 몇 고랑 심어 놓고낫 들고 나가는 이웃 보고는 들로 나선다   웬걸, 주니가 났던지 어느새 잎 다 떨구고 멀거니 들머리에 눈을 둔 녀석들 여태껏 어디다 딴눈 팔고 있느냐는 듯   땅과 새와 벌레들과 나누고도 흘린 땀의 몫으론 너무나 감지덕지해 거두어 멍석에 널어놓고 바라보니   오달지고 천석꾼이 부러운 것이 없는데고마운 아내, 언제 사다 놓았는지된장 풋고추에 막걸리 한 병 성큼 내온다.   초2-710/2015. 10. 5.

1. 오늘의 시 2024.06.19

땔나무하다

땔나무하다 /월정 강대실     한뎃부엌에 땔 나무 한 짐 해왔다하늘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한 눈,연신 시린 손 비비며   낯선 바람 따라가다 길을 잃고 연신 울 넘어 든 나뭇잎해종일 새물대는 허허로운 마당   창 너머 빤히 내다보이는 담장 밑 마당귀에 차곡차곡 쌓고 헌 장판때기로 위를 덮는다가히 노적가리다   내도야 이제는 부자, 나무가 묵으면 쌀도 묵는다지!자꾸만 내다본다 절로 배가 부르다.초2-780/2011. 12. 5.

카테고리 없음 2024.06.19

죄인

죄인罪人 /월정 강대실  사성암四聖庵* 오르며 골똘히 생각하네구절양장 가파른 낭길오르게 한 죄인을 셔틀버스다, 아니절집이다, 아니부처다... 닭장 만 한 차 하나 겨우 오를 수 있는여기저기 움패고 잘리어자칫하면 명줄 놓아야 할 오산 430m 사성암눈앞 아득히 펼쳐진 경전 묵독하네 길이 있네!화엄이네! 죄인은 바로 이 몸,버러지만도 못한심전에 연잎 하나를 못 피워낸.                                   *사성암四聖庵: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산7에 있는 암자.4명의 고승 즉 원효 도국선사 진각 의상이 수도하였다하여사성암이라 부른다 한다.초2-701/2011. 6. 25.

1. 오늘의 시 202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