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의 호사/ 월정 강대실
詩文과 가까이하기로는
사철 푸른 숨결의 댓잎 향 불어 잇는
대나무골이 제일 좋을 성 싶어
신문 귀퉁이 오려 쥐고 한달음에 찾아가
쥔 달란 대로 주고 몸 붙일 자리 잡았지요
생에 찌든 번뇌의 때 벗고자
밭고랑에 박히어 향긋한 흙냄새에 취하고
들개처럼 앞 뒷벌 이슬을 쓸고 다니고
가끔은 감춰 둔 길을 내주는 산 찾아 오르며
누습한 생각의 부대 비워내지요
어떤 날은 하루가 물먹은 솜뭉치 같지만
머잖아 마음의 진창에 더덩실 달 떠올라
잘 익은 홍시 같이 달보드레한 詩 한 편
꼭, 빚어낼 것 같은 예감에
오늘은 방황의 호사 누리는 거지요.
초2- 736/2014.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