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7. 서정주 시/6. 百日紅 필 무렵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7. 08:59

百日紅 필 무렵

 

주춧돌이 하나 녹아서

환장한 구름이 되어서

동구 밖으로 걸어 나가고 있었지.

칠월이어서 보름남아 굶어서

백일홍이 피어서

밥상 받은 아이같이 너무 좋아서

비석 옆에 잠시 서서 웃고 있었지

다듬잇돌도

또 하나 녹아서

동구로 떠나 오는 구름이 되어서..... *

* 서정주시집[안 끝나는 노래]-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