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8. 오탁번 시인/6. 잠지

월정月靜 강대실 2025. 1. 29. 16:33

오탁번 시인 / 잠지​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 나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 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호 웃는다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한 밥 얻어먹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