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8. 오탁번 시인/4. 하관

월정月靜 강대실 2025. 1. 29. 16:29

오탁번 시인 / 하관

 

 

어머니 어머니

하관의 밧줄이 흙에 닿는 순간에도

어머니의 모음을 부르는 나는

놋요강이다 밤중에 어머니가 대어주던

지린내나는 요강이다 툇마루 끝에 묻힌

오줌통이다 오줌통에 비치던

잿빛 처마 끝이다

이엉에서 떨어지던 눈도 못 뜬

벌레다

밭두럭에서 물똥을 누던

어머니가 뒤 닦아주던 콩잎이다 눈물이다

저승은 한줌 재로 변하여

이름모를 뿌리들의 풀꽃으로 돌아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