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8. 오탁번 시인/8. 밤

월정月靜 강대실 2025. 1. 29. 16:37

 / 오탁번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밤송이를 까면
밤 하나하나에도
다 앉음앉음이 있어
쭉정밤 회오리밤 쌍동밤
생애의 모습 저마다 또렷하다

한가위 보름달을
손전등 삼아
하느님도
내 생애의 껍질을 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