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불운과 기회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2. 22. 09:55

(사진: 인토넷 이미지)

불운과 기회/월정 강대실

 

 

이십 년 남짓 지난날 그 언젠가부터

좁은 마당귀 한자리에 발을 섞고 사는

석류와 모과나무

 

한쪽은 땅 넓은 줄을 모르고

다른 하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다

연리지 하나 맺지 못한다

 

삼시선으로 찬란히 꽃 피워해마다

발아래 마당에 선혈로 낭자하다고

석류나무 가지 찍어 버렸다

 

타의 불운은

나의 기회가 되기도 하는가!

 

생애에 다시는 없을 기회를 잡은 듯

화들짝 꿈을 키운 모과나무

둘이도 다 못한 결실을 해 냈다

 

오랜만에 울안에 가을이 그득하다

뜨락에 기쁨이 넘실댄다.

2-696 /201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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