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별리/월정 강대실
네 형 때는 어머니랑 열차로 올라가
연병장에 대열로 세워 놓고 돌아섰어도
이렇듯 애틋함 몰랐었다
난생처음인 별리 아픔 같은 건 모른 척
너는 쫓기는 짐승, 혼자 역사로 줄달음쳤지
연신 죄어 오는 입소 시각, 초조로운 마음
돌린 전화는 착신 중지 안내음 뿐이었다
퇴근길 맞댄 가슴 몇이 군 생활을 곱씹으며
위로주에 가라앉은 마음도 잠깐
터벅터벅 샛골목 야음 밟아 마주한 가족
얼굴에 겹겹한 그늘 숲속보다 무거웠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는 네 어머니
두 아들 애지중지 길러 조국을 품게 했으니
이보다 더 장한 일이 있겠냐며 다독였지
여하튼, 온갖 풍파에도 일념으로 노 저어
이제는 고삐 풀린 약관의 건아, 차차
품에서 멀어질진대 마음의 탕개 풀자 했지
다들 자리에 들고 홀로 고요로운 뜨락
허허로운 천공 잠 못 든 네 별 끔벅이고
차운 하늘 초병 시절의 북극성 우러러보다
무탈로 사 주 훈련 마치고 의계로 살 적에
헌신의 고임돌로 써 주십사 빌었다.
초2-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