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내 앞 상서

월정月靜 강대실 2015. 5. 13. 14:02


내 앞 상서 / 月靜 강대실 아버지, 휜 허리 곧추세우며 발 받쳐 주셔 가까스로 면무식했지요. 서릿발 일갈에 쫓겨 들어선 길 때론, 원망의 뉘 눈 떴으나 삼십여 년 붙박이별 마음 붙안고 변리 장수로 처자들 근근이 구입하다 망망대해에 닻 내렸습니다 덥석 이제, 내 안 번듯한 길보다는 부나방 날개 앞 호롱불 마음 다잡으며 풀 나고 돌멩이 궁굴고 순수가 꽃물처럼 찬란한 샛길로 에돌랍니다 소도 개도 닭도 만나서 유정하고 日月을 거머쥔 갑부로, 혼자 푸른 향리의 당산나무같이 살랍니다 그리고, 좋은 글 하나 꼭 써 착하게 살아도 눈먼 복록에 설운 이들 가슴굽 한기 녹여 주는 질화로 속 잿불이라도 되게 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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