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꽃에게 문 병 란 차라리 마지막 옷을 벗어버려라. 밤마다 비밀을 감추고 마지막 부분, 부끄러운 데를 가리우던 그날부터. 내 앞에 위태롭게 서 있던 자태. 너를 탐내는 눈 앞에 너를 더듬어 찾는 음모의 손길 앞에 간신히 지켜온 비밀, 가장 안에 감춘 빛나는 아픔을 보여주어라. 그 어느 빛의 언저리에..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손 손 문 병 란 서로의 可能이 꽃피는 距離를 두고 저만치 한 개의 銀錢이 놓인다. 핏빛 아픔이 벙을히는 손금을 따라가면 거기, 전쟁이 누워 있는 地圖속. 한 줄기 아픈 線이 금그어지고. 어느 날 엎었다 뒤집는 손바닥 위에 20만분의 1로 줄인 세계가 펼친다. 지금은 물러나 빈 잔을 채우는 저녁 일곱時 위..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 문 병 란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철조망이나 탱크가 아니다. 철조망이나 탱크보다 더 완강한 것은 우리들의 편견, 우리들의 이기심, 형제의 손에 떡 대신 돌을 쥐어 주는 욕망의 빌딩을 쌓아올리는 모진 놀부의 욕심에 있다.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제국주의나 파시즘..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고무신 고무신 문 병 란 어느 노동자의 발바닥 밑에서 40대 여인의 금간 발바닥 밑에서 이제는 닳아지고 구멍 뚫린 고무신, 이른 새벽 도시의 뒷골목 위에서나 저무는 변두리의 진흙밭 속에서나 그들은 쉬지 않고 아득히 걷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쉬임없이 걸어온 운명, 존데만 딛고 온 고단한 발길 따라 캄캄..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꽃가게 앞을 지나며 꽃가게 앞을 지나며 문 병 란 그 꽃빛깔만큼이나 예쁜 이름을 가진 온갖 꽃들이 진열된 꽃가게 앞을 지나면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문득 너의 이름이 떠오른다. 진정 그리움이란 진홍빛 장미꽃만큼이나 간절히 타오르는 정열인 것이냐. 아름다운 것만 보면 문득 푸른 하늘이 치어다 보이고 거기 눈부..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어리석음 어리석음 문 병 란 현명보다 먼저 와서 너는 인간과 함께 오랜 역사를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 너 때문에 사랑하고 너 때문에 이별하고 너 때문에 죽었다. 20대에 처음 만났던 너, 조롱섞인 웃음소리 속에서 나는 너와 더불어 사랑을 배웠다. 어리석음. 너는 또 하나의 스승 이 시대의 암유 속에서 너는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곰내 팽나무 곰내 팽나무 문 병 란 아직도 젊고 팽팽한 몸뚱어리에 푸른 가지를 죽죽 뻗치고 남해의 푸른 하늘을 끌어안고 서 있는 곰내 팽나무 임진년 난리 때 이순신 장군의 노모 변씨와 그의 부인 방씨가 5년간 기거했다는 내력을 지니고 하나의 역사가 수천 개의 이파리를 달고서 눈부신 유월 햇살 아래 그 미..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가로수街路樹 街路樹 문 병 란 鄕愁는 끝나고 그리하여 우리들은 午後의 江邊에서 돌아와 섰다. 생활의 廢墟에 부대끼던 겨울을 벗으며 氷點에 서서 기다리는 우리들의 三月― 凍傷의 가지마다 부풀은 地熱에 窓門이 열린다. 허기진 발자국들이 돌아오는 午後의 入口. 아무데서나 너의 인사는 반갑고 너와 같이 걷..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7
새해기도 새해 기도 姜 大 實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바위 하나 품게 하소서, 모진 세파 몰아쳐도 굴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다소곳이 살게 하소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다순 눈 뜨게 하소서, 그릇 된 편견 떨쳐 버리고 속내 읽고 다독여 살게 하소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호수로 채워 주소서, 굴욕과 .. 카테고리 없음 2006.09.26
화분을 들이며 화분을 들이며 강대실 천더기로 버려진 너 측은해 퇴근길 품어 왔다 초초히 음지 양지 찾아 주고 때 맞춰 정을 챙겨 부었다 천연스레 낯설음 딛고 뜨락에 미소 담더니 스산한 바람결 속 달마중 하다 무서리 먹고 숙연해진 너 저어해하지만 안으로 맞아 삼동의 긴 강 함께 넘고자 함은 좋아한다는 것은 .. 카테고리 없음 2006.09.26
[스크랩] 안부만 묻습니다/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 나는 그저 그렇습니다 가신 뒤에 자주자주 안개 밀리고 풀벌레 자욱하게 잠기기도 하면서 귀먹고 눈멀어 여기 잘 있습니다 나는 왜 목 울음을 꽈리라도 불어서 풀리든지 맺히든지 말을 못 하나 흐르는건 절로 흐르게 두고 나 그냥 있습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5
[스크랩] 입술에 묻지 마십시요 / 김진영 입술에 묻지 마십시오./ 김 진 영 가슴 훔쳐보아도 들어낼 것 숨소리밖에 없는데 입술에 묻지 마십시오. 발끝에서 올라오는 한숨 들추려 하면 경적소리 하늘을 나는데 어떤 소리를 들으려 하십니까. 시작에서부터 끝이 잘려나가 파닥거리는 붉은 고백을 들으려 하십니까. 아님 사금파리 같이 눈을 뜨..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4
가을 유서-류시화 가을 유서 - 류시화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과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에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2
가난한 사람에게-정호승 가난한 사람에게 - 정호승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내 오늘도 그대를 위해 창 밖에 등불 하나 내어 걸었습니다 내 오늘도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마음 하나 창 밖에 걸어두었습니다 밤이 오고 바람이 불고 드디어 눈이 내릴 때까지 내 그대를 기다리다 못해 가난한 마음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눈 내린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2
문둥이 시인 "한하운" 이승하 교수님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입니다. 이창열 기자님의 허락하에 옮김니다 문둥이 시인 '한하운' 천형을 넘어 파랑새가 되었네 이승하 아래의 글은 <경인일보> 이창열 기자가 쓴 기사문입니다. 2006년 08월 03일 (목) 이창열 trees@kyeongin.com <사진> ▲ 보육원 직원들과 함께한 모습(가운데 앉.. 13. 문학 산책 2006.09.22
시란 가슴의 감동이란걸 거쳐야-미당 서정주님께 아래의 글은 이승하 교수님이 쓴 글입니다 시란 반드시 가슴의 감동이란 걸 거쳐야만 하네 미당 서정주 선생님께 이승하 선생님이 가신 지도 어언 5년 반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선생님의 파안대소―활짝 웃으시는 표정이 얼른 떠오르고, 커다란 웃음소리가 귓가에 금방이라도 들려올 듯 쟁쟁합니다. .. 13. 문학 산책 2006.09.22
가까움 느끼기-용혜원 가까움 느끼기 - 용혜원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끝도 알 수 없고 크기도 알 수 없이 커가는 그리움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늘 마주친다고 서로가 가까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삶을 살다보면 왠지 느낌이 좋고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고 늘 그리움으로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1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 시 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21
"-오와-요"에 관한 풀이 “ -오와 -요”에 관한 풀이 자주 쓰이는 말 가운데 그때마다 틀리게 써서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것들이 더러 있는데, 씨끝 '-오'와'-요'를 뒤섞어 쓰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음에 보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1) ㄱ.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ㄴ. "어서 *오십시요." ㄷ. "자리에 앉아 *주십시요... 14. 우리말 바로 쓰기 2006.09.19
[스크랩] 임진강에서 / 정호승 임진강에서 정호승 아버지 이제 그만 돌아 가세요 임진강 샛강가로 저를 찾지 마세요 찬 강바람이 아버지의 야윈 옷깃을 스치면 오히려 제 가슴이 춥고 서럽습니다 가난한 아버지의 작은 볏단 같았던 저는 결코 눈물 흘리지 않았으므로 아버지 이제 그만 발걸음을 돌리세요 삶이란 마침내 강물 같은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13
[스크랩] 낙엽 - R.드. 구르몽 낙엽 - R.드.구르몽 시몬 나무 잎새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덧없이 버림을 받고 땅위에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녘 낙엽 모습은 쓸쓸하다. 바람에 불려 흩어..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12
"-입니다, _ 입니다" 학생입니다'가 맞나요, '학생 입니다'가 맞나요? '학생입니다'로 붙여 씁니다. '입니다'는 서술격 조사 '이다'의 활용형으로 앞에 오는 명사에 붙여 써야 합니다. '이다'는 명사나 명사구 따위 뒤에 붙어 서술어를 만드는 조사입니다. 국어에서 조사는 명사와 붙여 쓰므로 '학생입니다'도 '학생 입니다'로.. 14. 우리말 바로 쓰기 2006.09.12
"씨, 님"의 띄어쓰기 '씨, 님'의 띄어쓰기 '홍길동 씨, 홍길동 님'으로 띄어 씁니다. 성이나 이름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한글 맞춤법 규정 제48항에 띄어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명이나 성, 이름 뒤에 붙는 호칭어나 관직명 등은 앞에 오는 고유 명사와는 별개의 단위이므로 띄어 쓰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홍.. 14. 우리말 바로 쓰기 2006.09.12
-입니다, - 입니다 학생입니다'가 맞나요, '학생 입니다'가 맞나요? '학생입니다'로 붙여 씁니다. '입니다'는 서술격 조사 '이다'의 활용형으로 앞에 오는 명사에 붙여 써야 합니다. '이다'는 명사나 명사구 따위 뒤에 붙어 서술어를 만드는 조사입니다. 국어에서 조사는 명사와 붙여 쓰므로 '학생입니다'도 '학생 입니다'로.. 카테고리 없음 2006.09.12
좇다와 쫓다 좇다'와 '쫓다'의 차이? 실제적인 공간의 이동이 있을 경우는 '쫓다', 공간의 이동이 없을 때는 '좇다'를 씁니다. 그러므로 "스승의 의견을 좇다, 돈과 명예를 좇다, 아버지의 뜻을 좇아 가업을 이었다.'와 같은 예에서는 '좇다'를 쓰고, '강아지가 고양이를 쫓아가다, 후발대는 선발대를 바로 쫓았다.'와 .. 14. 우리말 바로 쓰기 2006.09.12
24절기와 관련된 속담 24절기와 관련된 속담 (24절기: 태양의 황경(黃經)에 맞추어 1년을 15일 간격으로 24등분해서 계절을 구분한 것) ▶절기별 일시 1. 입춘 / 봄의 시작 일시 : 양력 2월 4일경(음력 정월 절기) 2. 우수 / 봄비가 내린다 일시 : 양력 2월 19~20일경(음력 정월 중기) 3. 경칩 / 개구리가 깬다 일시 : 양력 3월 6일경(음력 .. 15. 알곡 창고 2006.09.08
[스크랩] 안부만 묻습니다/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이향아 안부만 묻습니다 나는 그저 그렇습니다 가신 뒤에 자주자주 안개 밀리고 풀벌레 자욱하게 잠기기도 하면서 귀먹고 눈멀어 여기 잘 있습니다 나는 왜 목 울음을 꽈리라도 불어서 풀리든지 맺히든지 말을 못 하나 흐르는건 절로 흐르게 두고 나 그냥 있습니다 염치가 없습니다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08
육십갑자의 표기방법과 읽는 법 육십갑자의 표기방법과 읽는 법 육십갑자의 표기방법은 천간 10글자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지지 12글자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두 가지를 조합해서 만드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역사상의 사건을 가지고 보면, 1504년 갑자년을 기준으로 쓰겠습니다 + 표시는 뒤로 몇년을 .. 15. 알곡 창고 2006.09.06
[스크랩] 가을 고백 / 김진영 가을고백/김진영 그리움이 많으면 싫다고 말하시겠죠, 침묵으로 당신을 지켜 드려도 눈물이 말을 할까봐 가슴마저 닫아 드립니다. 간혹, 발걸음에 채여 뿌리내리는 그림자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랑이 사랑을 그리워하면 새벽 풀잎에 이슬로 맺혔다가 이승에 없는 약속을 하늘에 걸어 놓고 마른 낙엽 .. 12. 내가 읽은 좋은 시 200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