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7. 서정주 시/9. 입맞춤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7. 09:03

* 입맞춤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가시내두
콩밭 속으로만 자꾸 달아나고,
울타리는 마구 자빠뜨려 놓고,
오라고 오라고 오라고만 그러면.


사랑 사랑의 石榴꽃 낭기 낭기
하늬바람이랑 별이 모두 웃습네요.
풋풋한 노루 떼 언덕마다 한 마리씩,
개구리는 개구리와, 머구리는 머구리와,

 
굽이 물은 西天으로 흘러내려....
땅에 긴 긴 입마춤은 오오 몸서리친,
쑥이팔 지근지근 이빨이 희허옇케
짐승스런 웃음은 달더라 달더라

울음같이 달더라. *

* 서정주시집[안 끝나는 노래]-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