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인사/월정 강대실
울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 소리에
살째기 문 밀치고 마당에 나가니
앞산이 훌쩍 치달아 온다
간밤에 이슥토록 창가에 불빛이 어려
걸음걸음 길 따라 왔단다
아직 돌짐도 걸머질 것 같은데
아주 왔냐며 이마 앞 파고든다
지금껏 어디서 뭘 하며 살았고
식솔은 몇이냐 꼬치꼬치 캐묻는다
장돌뱅이는 아닌 것 같다며
비 맞은 중놈처럼 중얼거리더니
오면가면 형제 같이 살잔다
저만치서 물끄럼말끄럼 쳐다보던 노송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4-106. 바람의 미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