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2. 7. 07:50

(사진: 인터넷 이미지)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 강대실 

 

그림자 기다랗게 밟고 서서 
좁은 마당만 어지럽게 한다고 
찍어 던져 버리자 했다만 
숨죽여 엿듣고는 가슴이 뜨끔했든 게지 

두 애들 세 살 여섯 살 적 봄날  
맞아들였지 온 가족이 너희 동네로 가서

형 나무 동생 나무로 이름표 붙여 
누가누가 잘 자라나 보자며
 

애들처럼 네들도 잔병치레 한 번 모르고 
좁은 뜨락  담장 밑 햇살 드문 데서 
번갈아 시새워 계절을 보듬더니 

키재기라도 하는 듯 키만 멀대 같이 커 
낯 두껍게 담 넘어 크내기 구두 소리  
앞집 마당 웃음소리 엿듣더니 

어느 결 알알이 오색빛 꿈 키웠더냐  
팔이 휘도록 수없이 별을 달더니 
보람 맛보는구나 달콤한 삭막한 가을에 
두 머이매들 보란 듯이

 

초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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