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의 대추나무/ 월정 강대실
그림자 기다랗게 밟고 서서
좁은 마당만 어지럽게 한다고
찍어 던져 버리자 했다만
숨죽여 엿듣고는 가슴이 뜨끔했든 게지
두 애들 세 살 여섯 살 적 봄날
맞아들였지 온 가족이 너희 동네로 가서
형 나무 동생 나무로 이름표 붙여
누가누가 잘 자라나 보자며
애들처럼 네들도 잔병치레 한 번 모르고
좁은 뜨락 담장 밑 햇살 드문 데서
번갈아 시새워 계절을 보듬더니
키재기라도 하는 듯 키만 멀대 같이 커
낯 두껍게 담 넘어 크내기 구두 소리
앞집 마당 웃음소리 엿듣더니
어느 결 알알이 오색빛 꿈 키웠더냐
팔이 휘도록 수없이 별을 달더니
보람 맛보는구나 달콤한 삭막한 가을에
두 머이매들 보란 듯이.
초2-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