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산에 가다/월정 강대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
수양산 그늘에 내려놓고
먼 하늘 강물에 목 축인다
길을 가다보면
눈에 허깨비가 잡힌다
애먼 데로 닫기 쉬우니
눈에 쌍초롱을 켜 달아라
그늘 나무에 이르는 노송 말씀
귓전을 울린다
손 내밀면 잡힐 듯 말 듯 한
욕망의 긴긴 여정
지름길 생각 솟대 같지만
참아낸 고통만큼 끝은 번듯하리
연신, 칙칙한 구름 걷히더니
별빛 청청히 쏟아져 안긴다.
(2-70. 제2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