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 시6// 진리
진리함석헌진리는 슬퍼,파랗게 슬퍼.분주한 일 다 마치고떠들던 손님 다 보내고사람이 다 자고새도 자고 쥐도 죽은 밤티끌이 다 가라앉고구름 다 달아나고높이 드러나는 파란하늘깜박깜박하는 파란 별아슬하게 올려다볼 때 같이,진리의 얼굴 마주 대하면파랗게 슬퍼.진리는 슬퍼,파랗게 슬퍼.엉클어진 넝쿨 다 헤치고우는 시냇물 그대로 남겨두고험한 골짜기를 건너위태로운 바위를 더듬어무르익은 산과를 내버리고어지러이 피는 꽃밭도 뒤에 두고나무도 없고 풀도 없는 높은 봉에하늘 쓰고 돌 위에 앉아포구의 그림자도 없이망망하게 열린 파아란 바다끝없이 일고 꺼지는 파란 물결아득하게 바라볼 때 같이,진리의 눈동자 건너다보면파랗게 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