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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픈 겨울날

그 아픈 겨울날/ 월정 강대실  삐리리! 삐리리! 보채대는 전화기 마뜩찮은 듯이 노려보던 왼손이 나서서 귀에 맞대자 환히 피어나는 이름 석 자 충사(忠事)! 여느 날처럼 방가를 복창하자 곤두선 목소리 어-이 나 때려 치웠어 어제 날짜로! 웬 날벼락이여! 이 엄동설한에 입도 뻥긋 않더만 난 행장은 따 놓은 당상으로 알았어 친구는 그런데 어떡하겠는가 개보다 못한 녀석들이 쥐구멍도 안 보고 막무가낸디 이빨 빠진 사냥개라고 나는 벌써 넉 달째네 영에서 뺨 맞고 저잣거리서 눈 흘긴다고 손톱만 송곳같이 갈고 있어 나는 평생 가슴속 품고 살라네 그리고 소리 안 나는 총 하나 어디 구할 데 있나 알아봐 친구 가 선배 아닌가 사회! 이른 아침 졸지에 백수당 선배가 됐네! 친구나 나나 죽으면 죽었지 징역 갈 며리는 없지 ..

1. 오늘의 시 2024.11.08

은행잎 연가

은행잎 연가/ 월정 강대실 누구를 찾아 여길 오셨나요 아리따운 꿈에 부푼 어느 문학소녀 손에 든 시집 책갈피 이어야 하는데 스산한 포도 위를 방황하시나요 낯선 바람 흐드러진 너스레에 발목 잡혀 허둥지둥 뒤 따르다 낮고 젖은 데에 흩날리는 처량함 오가는 발길에 그지없이 짓밟혀 끝내 해어지고 만 노오란 가슴 밤이 이슥하면 하늘가 별 하나 만나 날밤을 지새워 샛노란 밀어 나누다 어느새 온 몸을 적시는 차디찬 이슬 길섶에 갈한 메아리로 스러지시나요. 초2-857

1. 오늘의 시 2024.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