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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나무 붓다

진대나무※붓다 /월정 강대실                                지리산 화엄사 등반길, 일찍이발 잘 못 들이어 원껏 천기 누릴 수 없고긴 허리 꼿꼿이 못 펴고 살아대웅전 대들보로 쓰임 받지 못한  해와 달이 먼 일가같이 대해도그윽한 꽃향내 크고 작은 날벌레 분분히 찾고나무갓 큰 품 놀란 산짐승 걷어안았을 나이 이길 재주 없어 생을 거두고독야청청 허연 알몸이 절개 지켜 가다골바람에 그만 벌러덩 나자빠진 나락에 빠져도 아주 못되진 않다고찾아든 청설모 산지니 앉아 쉴 등 대주고산객들 땀 밴 옷 받아 뽀송뽀송히 말리는 일자신이 감당해야 할 일 있다는 바람의 발톱에 긁힌 흐물흐물한 살은배고픈 중생 흰개미 땅강아지 지네들...옆구리 곪아 터진 음부는 진물 빠는 버섯들모름지기 공양할 제물이다는 마..

1. 오늘의 시 2024.08.24

아직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더 많다, //무료/양광모

詩는 일종의 언어유희라고 생각을 하는데 백석이나 이상의 詩처럼 도무지 얼릉 감을 잡지 못하는 시가 있는 반면에 그냥 읽으면 머릿속으로 쏙쏙 들어오는 시가 있답니다. 양광모 시인의 시가 후자에 속하는 것 같구요. 알듯 모를듯한 은유와 기교 수사를 버리고 그냥 일상적인 용어만 가져와서 아주 편하게 詩를 만들었네요. 공감대 와닿는 양광모의 시 두 편을 소개합니다. 아직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더 많다/양광모 아직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더 많다 아직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아직은 가슴 뛰는 아침이 아직은 노래 부르고 싶은 밤이 아직은 사랑해야 할 사람이 더 많다 살아있다는 것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완성하는 것 아직은 떠나야 할 여행이 아직은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이 아직..

아우야 꽃 구경 가자 //양광모

아우야 꽃 구경 가자 /양광모 아우야 꽃구경 가자 오늘 핀 꽃 내일이면 지리니 시름일랑 꽃 진 후로 미루어 두고 아우야 꽃구경 가자 아우야 꽃세상 가자 아우야 꽃따러 가자 바람 불면 저 꽃잎도 떨어져 눈물일랑 내일날로 미루어두고 아우야 꽃따러 가자 아우야 꽃세상 가자 아우야 꽃처럼 살자 인생 백 년 밝은 날이 몇이랴 흐린 날도 마음에 꽃 활짝 피우며 아우야 꽃처럼 살자 아우야 꽃세상 살자 [출처] 아우야 꽃구경 가자|작성자 오뚜기캔디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양광모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양광모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지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 가슴 더욱더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아침에 눈 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 피어 바람에 낙엽 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 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 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출처] 양광모 시 필사,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작성자 kino 시미

방황의 호사

방황의 호사/ 월정 강대실     시문詩文과 가까이하기로는사철 푸른 숨결의 댓잎 향 불어 잇는대나무골이 제일 좋을 성 싶어신문 쪽지 움켜쥐고 한달음에 찾아가몸 붙일 자리 잡았지요 생에 찌든 번뇌의 때 벗고자밭고랑에 박히어 몽근 황토 냄새에 취하고들개처럼 앞 뒷벌 이슬을 쓸고감춰 둔 길을 내주기도 하는 산 찾아 오르며누습한 생각의 부대 비워내지요 어떨 땐 하루가 물먹은 솜뭉치 같지만머잖아 마음의 진창에 더덩실 달 떠올라잘 익은 홍시 같이 달콤한 詩 한 편꼭, 빚어낼 것 같은 느낌에오늘도 방황의 호사 누리지요.  초2- 7362014. 5. 28.

1. 오늘의 시 2024.08.22

고향에 띄운 편지

고향에 띄운 편지/ 월정 강대실  울 밖 한쪽에 슬슬 뿌려 놓은 푸성귀시나브로 이리 저리 퍼져나가문 열면 온 들에 달래 냉이 참취…  라니! 볕받이 막에서 새끼 치던 짐승들알게 모르게 한 마리 두 마리 뛰쳐나가나서면 산속에 까투리 토끼 멧돼지… 라니! 친구, 참말로 재수가 불붙었네 그려바쁜데 일일이 가꾸고 돌보지 않아도 산열매에 칡뿌리 산삼 녹아든 물 마시고해와 달 별을 보고 우둥푸둥 살찐다니 여보게 친구, 꼭 부탁하네!올여름에는 죽마고우 탁족회 날 잡히면연락 주시게,  밥술깨나 먹네 이제는 내도 벼르던 모교에 가 보고 어우렁더우렁한 사나흘 고향 명소 못 본 데도 둘러보고오며 가며 나물 캐고 사냥도 한번 하세  먹거리 넉넉히 해서 계곡물에 들앉아친구네 잘 익은 가양주도 곁들이어권커니 잣거니, 단단히 한 ..

1. 오늘의 시 2024.08.22

민들레꽃4

민들레꽃4/ 월정 강대실   발길 드문 데 찾아 제 발 스스로 묶고 갖은 고난과 역경 일상으로 여기며감사와 염불로만 사는 앉은뱅이꽃. 새해 첫머리 꽃샘바람 고집스레 불어쳐도  천지 만물의 넘치는 새 소망 발원하며봄의 길목에 샛노란 꽃등 보시하는 남의 꽃자리 넘어다보는 일 없이  날개는 접어 땅바닥에 납작 몸 낮추고 땅속 깊숙이 생명줄을 다지는 민초 땅기운 공덕으로 받아 연신 피어낸 별꽃꽃대 높이 받쳐 올려 기도하다이유 없는 밟힘도 업고로 믿고 합장하는 어느 결 여물인 호호백발 두상 위 씨알바람의 날개 기다려 홀홀 떨쳐 보내고일체 만물이 다 공덕임을 실천하는.   한생이 깨달음의 향기 농농한 법문보면 볼수록 영락없는 보살올봄도 광명 바라 묵언 수행 중이다.초2-830/2023. 3. 29.  (민들레꽃 )

1. 오늘의 시 2024.08.22

양광모 시 55편 모음

양광모 시 모음 55편☆★☆★☆★☆★☆★☆★☆★☆★☆★☆★☆★☆★《1》가을 편지양광모9월과 11월 사이에당신이 있네시리도록 푸른 하늘을천진한 웃음 지으며 종일토록 거니는흰 구름 속에아직은 녹색이 창창한 나뭇잎 사이저 홀로 먼저 얼굴 붉어진단풍잎 속에이윽고 인적 끊긴 공원 벤치 위맑은 눈물처럼 떨어져 내리는마른 낙엽 속에잘 찾아오시라 새벽 창가에 밝혀 놓은작은 촛불의 파르르 떨리는불꽃 그림자 속에아침이면 어느 순간에나 문득 찾아와터질 듯 가슴 한껏 부풀려 놓으며사ㄹ랑 사ㄹ랑 거리는 바람의 속삭임 속에9월과 11월 사이에언제나 가을 같은 당신이 있네언제나 당신 같은 가을이 있네신이시여,이 여인의 숨결 멈출 때까지나 10월에 살게 하소서☆★☆★☆★☆★☆★☆★☆★☆★☆★☆★☆★☆★《2》가장 아름다운 사람양광모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