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강 시//15. 2월
15. 2월 나의 어머니, 쉰 두살, 윗입술이 잘 부르트시고, 반세기를 건너오시면서도 웃을 때면 음조나 표정이 소녀같은, 아니 소년같은 분.고즈넉한 저녁 딸과 마주앉아 마늘을 까신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피리소리, 바람 찬 창으로 두리번거리던 딸은 소리의 주인공을 발견 못 한다. 이렇게 또 봄이 온다는 건가. 딸은 믿을 수가 없다. 구성진 가락은 다뉴브강의푸른 물결, 윤심덕이 부른 노래. 광막한 황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곳··· 좋은 날은 다 지나가버린 것 같아요 엄마어머니 조용히 웃으신다너도 지금 좋을 적 아니냐이젠 저도 책임져야 될 나이가 된 걸요, 곧 졸업이에요어머니 일어나 가스렌지 불을 줄이신다느그 외할무니 하시던 말씀이 다 맞어야···비 피할라고 잠깐 굴에 들어갔다 나온 것맨이로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