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사랑의 두 얼굴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0. 17. 21:34

 

 
사랑의 두 얼굴/ 월정 강대실
 
 
이제 그만 동거 끝내자고

거실 꽃분 남창 아래로 내놓으며문득

생각을 해 본다 내 사랑의 두 얼굴.

 

아비 아들 범벅 금 그어 먹는 건 아니되

두 아들 어느새 자라 앞산도 들쳐 멜 만하여

책가방 내려놓게 되면 다음 날 부터는

눈앞에 얼씬도 말라 이르곤 한.

 

성미 칼칼한 바람 기웃거린다 싶으면

유난히도 호들갑을 떨며 거실로 맞아들여

삼동을 눈 맞추며 고운 꿈 키우다

햇살의 은사로 꽃 피워 고운님 모셔라며

진자리 마른자리 골라 돌보는.

 

선뜻이 파도 더 센 인해로 뛰쳐나가

허위허위 나래치는 모습 안타깝기도 하지만

머잖아 태산준령을 맨발로 넘어야 하기에

 

뒤를 받칠 건 맵고 쓰거운 훈계와

지금껏 바쳐 온 붉은 정성을 다한 기도뿐

어찌 못할 야누스 같은 내 사랑의 두 얼굴.


초2-821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탓2  (0) 2024.10.20
고향 무정  (0) 2024.10.20
또 다른 출근 날  (2) 2024.10.16
들꽃  (2) 2024.10.14
들꽃  (0)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