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무정 / 월정 강대실
보고파 고향에 다시 찾아왔어도
아버지 어머니 뵈올 길 없어
이사 드신 봉안당 찾아 성묘 드리고
늦자란 제비풀만 쥐어뜯다 간다
고향 동네 몇 바퀴를 둘러봐도
봉철이 명문이 소식 전해들을 데 없고
윗주막 들 신작로 옆 큰밭에 들러
감나무 매화나무 손만 한 번 잡고 간다
유년적 들일머리 말씀 귀에 생생한데
뒷산 같은 그 모습 보이질 않고
주인 잃은 전답에서 일어난 바람
서낭당 고개까지 등을 떠민다
지금도 상월부락은 상월부락인데
묏등걸에서 뒹굴던 벗들은 어디로 가고
오장산 봉머리 에돌아 온 구름
밀재 너머 북으로 북으로 울어 옌다.
초2-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