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두 얼굴/ 월정 강대실
이제 그만 동거 끝내자고
거실 꽃분 남창 아래로 내놓으며, 문득
생각을 해 본다 내 사랑의 두 얼굴.
아비 아들 범벅 금 그어 먹는 건 아니되
두 아들 어느새 자라 앞산도 들쳐 멜 만하여
책가방 내려놓게 되면 다음 날 부터는
눈앞에 얼씬도 말라 이르곤 한.
성미 칼칼한 바람 기웃거린다 싶으면
유난히도 호들갑을 떨며 거실로 맞아들여
삼동을 눈 맞추며 고운 꿈 키우다
햇살의 은사로 꽃 피워 고운님 모셔라며
진자리 마른자리 골라 돌보는.
선뜻이 파도 더 센 인해로 뛰쳐나가
허위허위 나래치는 모습 안타깝기도 하지만
머잖아 태산준령을 맨발로 넘어야 하기에
뒤를 받칠 건 맵고 쓰거운 훈계와
지금껏 바쳐 온 붉은 정성을 다한 기도뿐
어찌 못할 야누스 같은 내 사랑의 두 얼굴.
초2-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