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4. 황동규 시/3. 쨍한 사랑 노래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5. 14:43

* 쨍한 사랑 노래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서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 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그어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