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여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 나오는
그 여관방이 내가 애용하는 숙소였다.
취객들 목소리 때문에
조그마한 창문이 밤새도록 덜컹거릴 때가 있었다.
하루는
자정 가까이에 누가 내 이름을 불렀다.
골목에서 목청껏 부르는 합창이
어둠을 뚫고 4층까지 단숨에 솟구쳐 올라왔다.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보니
시 쓰는 은기와 원경이, 경섭이,
그리고 또 몇 명의 얼굴….
지금도 감자탕에 소주 몇 잔 기울이고 싶은
찬바람 몹시 부는 가을 끝자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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