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로 피어난 님이시여 --- 김태근
꽃이 피고 꽃이 져도 사시사철 그리운 님이시여
당신이 사무치게 그리워 파란 하늘을 바라봅니다
산천초목이 총소리에 흔들리고
만백성이 피 흘리며 억울하게 울부짖는 전쟁터에서
희뿌연 총탄 속으로 사라져버린 님이시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고
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올해도 무궁화는 어김없이 피어나는데
당신은 당신은 어디에 계시는지요
부모형제를 위하여
내 이웃을 위하여
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하여
이 세상 단 하나뿐인 목숨을 바치신 님이시여
거룩한 님이시여
파리하게 멍든 잎으로 돋아난 무궁화 잎사귀는
당신이 내쉬는 푸른 한숨인가요
고운 자태로 피어난 분홍빛 하얀빛 꽃잎은
당신이 흘린 피 눈물인가요
무궁화가 되어 피어난 님이시여
무궁화로 피어난 님이시여
송이송이 무궁화 꽃잎 꽃잎마다
그리움 안고서 피어난 님이시여
이제는 평화로운 조국의 이 땅에서
편안하게 잠드소서
차마 감지 못한 눈을 이제는 감으시고
부디 부디 편안하게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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