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에
姜 大 實
기다림 앞질러 오다 뽑힌 뜨락의 잡풀
설한강 건너자며 들여놓고 못 살핀 화분
죽여버린 생명 위해 기도합니다
허기져 담 넘는 도둑고양이 내몰고
히포크라테스의 길에 공력 쏟는 어린 것
못 보고 자리에 든 것 자복합니다
립스틱 짙은 입술로 바람 쫓는 종이컵
벌어진 포도 틈에 빼꼼이 고개든 애기봄
무심결 짓밟은 것 회계합니다
찾아 드려야 할 위로 벼르다가 흘리고
내려놓아야 할 그리움 못 잊어 품곤 하는
나약한 마음 위해 기도합니다
예수를 믿노라며 한 발 세상에 걸치고
다달이 감사헌금 소득의 10의 1
제대로 못 드린 것 자복합니다
찬송하고 말씀 축도 아멘으로 화답합니다
이대로 죽음 문에 치닫고 싶사옵니다
지은 죄 하얗게 씻은 부활절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