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고쳐먹기/ 월정 강대실
괜스레 내가 밉고 은근히 화가 치밀어
홀연히 긴 그림자 따라 나선다
삼나무 편백나무가 한세상 이룬
숲 속에 겸연쩍이 발을 들여 놓자
귓전에 희미한 음성 들린다
나를 상하게 하는 것은
꿀 바른 말로 입 맞출 줄 몰라
어느 틈에 하나 둘 먼전으로 돌고
종국엔 스스로 무인도에 갇히어
나도 모르게 외돌토리가 되었단다
나무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한 생 하늘 바라 서로 기도로 산다며
먼 산의 불 보듯 말라 한다
모여든 곳 각각이고 냄새가 나도
내색 않고 섞여서 함께 썩지 않는
깊고 넓은 바다가 되라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