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별곡 (정철) -그림 : 겸재 정선님
강호애 병이 깁퍼 ?님의 누엇더니
관동 팔백니에 방면을 맛디시니
어와 셩은이야 가디록 망극하다
자연에 묻혀 사는 고질병(천석고황)이 깊어서(은둔사상) 고향인 전라도 창평에서 지냈더니
관동 팔백리에 관찰사의 임무를 (선조꼐서) 맡기시니,
아! 임금의 은혜야 갈수록 망극하다
-(창평) 관찰사 배임
연츄문 드리다라 경회 남문 바라보며
하직고 믈너나니 옥졀이 알패 셧다
경북궁의 서쪽 문으로 달려들어가 경회루 남문을 바라보며
(임금을)하직하고 물러나니 임금이 내린 관찰사의 신표(옥절)가 행차의 앞에 섰다.
-(한양) 부임지 출발
평구역 말을 가라 흑슈로 도라드니
셤강은 어듸메요 티악이 여긔로다
평구역(양주)에서 말을 갈아타고 흑수(여주)로 돌아드니
섬강(원주)은 어디인가? 치악산이 여기로다
-(양주 -> 여주 -> 원주) 부임지 도착
쇼양강 나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말고
고신거국에 백발도 하도 할샤
소양강 흘러내리는 물이 어디로 흘러간단 말인가?
(아마도 한강으로 흘러가겠지. 아, 임금님 안녕하신가?)
임금 곁을 떠나는 외로운 신하가 백발도 많기도 많구나 [우국지정]
- 관내순시 (소양강)
동쥬 밤 계오 새와 북관뎡의 올나하니
삼각산 데일봉이 하마면 뵈리로다
궁왕 대궐 터희 오쟉이 지저괴니
천고흥망을 아는다 몰으는다
동주(철원)의 밤을 겨우 세워서 북관정에 오르니,
삼각산 제일봉이 웬만하면 보이겠구나(삼각산 밑에 사시는 임금께서는 편안하신가?) [연군지정]
궁예가 나라를 세운 철원의 대궐 터에 까막까치가 지저귀니
(까막까치야 너희들은) 천고의 흥망을 알고 우짖는가? 모르고 우짖는가?
- 철원(동주)
회양 녜 일홈이 마초아 가탈시고
급당유 풍채를 고텨 아니 볼게이고
회양의 옛날 이름이 마침 (중국의 지명과) 똑같구나.
중국 회양 태수로 선정을 베풀었다는 급장유의 풍채를 다시 볼 것이 아닌가?
(나도 한 번 급장유처럼 선정을 베풀어 볼 것이 아닌가?) [선정포부]
- 회양
<< 부임과 관내 순력 >> 창평 -> 한양 -> 평구역(양주) -> 흑슈(여주) -> 셤강.티약 -> 쇼양강 -> 동쥬 븍관뎡(철원) -> 회양
영둥이 무사하고 시졀이 삼월인 제
화천 시내길히 풍악으로 버더 잇다
행장을 다 떨티고 셕경의 맥대 디퍼
백천동 겨태 두고 만폭동 드러가니
은 가튼 무지게 옥 가튼 룡의 초리
섯돌며 뿜는 소리 십리의 자자시니
들을 제는 우레러니 보니는 눈이로다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 때에
화천 시냇길이 금강산으로 뻗어 있다.
여행 장비를 간편히 하고 돌길에 지팡이 짚어
백천동을 곁에 두고 만폭동으로 들어가니,
은 같은 무지개처럼 옥 같은 용의 꼬리처럼 아름답고 휘차게 튀는 폭포의 모습이야,
섞이어 돌며 뿜어내는 소리가 십 리에 깔렸으니,
멀리서 들을 적에는 우레 소리 같더니 가까이서 바라보니 온통 하얀 눈빛이구나.
- 만폭동- 폭포의 모습
금강대 맨 우 층의 션학이 삿기 치니
츈풍 옥?셩의 첫 잠을 깨돗던디
호의현상이 반공의 소소 뜨니
셔호 네 주인을 반겨서 넘노는 듯
금강대 만 꼭대기에 선학이 새끼를 치니
봄바람이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에 첫 잠을 깨었던지,
흰 옷 검은 단장한 학이 공중에 솟아서 뜨니
서호이 옛 주인 같은 나를 반겨서 넘노는 듯하네
-금강대 (학의 자태)
소향노 대향노 눈 아래 구버 보고
졍양사 진헐대 고텨 올나 안즌마리
녀산 진면목이 여긔야 다 뵈는다
어와 조화옹이 헌사토 헌사할샤
날거든 뛰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부용을 고잦는 듯 백옥을 뭇것는 듯
동명을 박차는 듯 북극을 괴왓는 듯
놉흘시고 망고대 외로울샤 혈망봉이
하늘의 추미러 므스 일을 사로리라
쳔만 겁 디나도록 구필 줄 모르는다
어와 너여이고 너 가트니 또 잇는가
소향로 대향로봉을 눈 아래 굽어보고,
정양사 진헐대 다시 올라앉으니
금강산의 참모습이 여기(진헐대)에서 다 보인다.
아아, 조물주가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날거든 뛰지나 말거나, 섰거나 솟지나 말거나, 할 것이지 날고 뛰고 섰고 솟은 변화무쌍한 산봉우리여,
부용(연꽃)을 꽂아 놓은 듯, 백옥을 묶어 놓은 듯, 그렇게도 아름다운 산봉우리여.
동해 바다를 박차는 듯, 북극을 괴어 놓은 듯, 그렇게도 힘찬 기상의 산봉우리여.
높구나 망고대여, 외롭구나 혈망봉이 하늘에 치밀어 무슨 일을 아뢰려고,
오랜 세월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느냐? (그 지조적 모습이 놀랍구나)
아, 너로구나. (망고대, 혈망봉) 너 같이 지조가 높은 것이 또 있는가? (아마 없으리라)
- 진헐대 (금강산 전경, 산봉우리들의 지조)
개심대 고텨 올나 듕향셩 바라보며
만이쳔 봉을 녁녁히 혀여하니
봉마다 맷쳐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맑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맑디 마나
뎌 긔운 흐터내야 인걸을 만들고쟈
형요도 그지업고 테세도 하도할샤
텬디 삼기실 제 자연이 되연마는
이제 와 보게 되니 유졍도 유졍할샤
비로봉 샹샹두의 올라보니 긔 뉘신고
동산 태산이 어느야 놉돗던고
노국 조븐 줄도 우리는 모르거든
넙거나 넙은 텬하 엇디하야 ?닷말고
어와 뎌 디위를 어이하면 알거이고
오르디 못 하거니 나려가미 고이할가
개심대 다시 올라 중향성 바라보며
일만이천 봉을 똑똑히 헤어려 보니
봉마다 맺혀 있고, 끝마다 서린 기운,
맑거든 깨끗하지나 말거나, 깨끗하거든 맑지나 말거나 할 것이지, 맑고 깨끗함을 함께 지닌 산봉우리의 수려함이여
저 맑은 기운을 흩어 내어 뛰어난 인재를 만들고 싶구나 [우국지정]
천지 생겨날 때에 자연히 되었지마는
이제 와서 보게 되니 조물주의 뜻이 있기도 있구나.
비로봉 정상에 올라가 본 사람이 그가 누구인가? (저렇게 아득하니 아마도 없으리라)
(공자 말씀이 생각나네, 공자님은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음을 알고,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다고 했으니.)
동산 태산이 어느 것이 높던가? 노나라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거든
넓고 넓은 천하를 공자는 어찌하여 작다 했는가?
아, 공자의 저 높은 정신적 경지를 어이하면 알 것인가? (공자의 호연지기를 따를 수가 없구나)
오르지 못하거니 내려감이 무엇이 괴이할까?
-개심대 (등정과 하산), 공자의 호연지기
원통골 가는 길로 사자봉을 차자가니
그 알패 너러바회 화룡쇠 되여셰라
천년 노룡이 구비구비 서려 이셔
듀야의 흘녀 내여 창해예 니어시니
풍운을 언제 어더 삼일우를 디련느다
음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사라
원통길로 가는 오솔길을 따라 사자봉을 찾아가니
그 앞에 넓은 바위가 화룡소 연못이 되었구나.
마치 천 년 묵은 노룡이 굽이굽이 서려 있는 것 같아서
주야로 화룡소 물을 흘러내어 넓은 바다에 이었으니,
용아 (자신), 너는 언제 비와 구름을 얻어 사흘 동안의 흡족한 비를 내리려 하느냐? [선정포부]
헐벗고 굶주린 백성을 모두 살려 내려무나.
-화룡소 (노룡을 닮은 모습) - 선정포부 다짐
마아연 묘길상 안문재 너머디여
외나모 써근 다리 블뎡대 올라하니
쳔심 절벽을 반공애 셰여 두고
은하슈 한 구비를 촌촌이 버혀 내여
실 가티 플텨 이셔 뵈 가티 거러시니
도경 열두 구비 내 보매는 여러히라
니덕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하게 되면
녀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하려니
산듕을 매양 보랴 동해로 가쟈스라
마하연 묘길상 안문재 넘어 내려가
외나무 썩은 다리를 건너 불정대에 오르니,
(조물주가) 천심절벽을 공중에 세워 두고,
은하수 큰 굽이를 마디마디 잘라 내어,
실처럼 풀어서 베 헝겊처럼 걸었으니 (십이폭포의 모습이 빼어나게 아름다우니)
도경에 그려진 십이폭포가 내 보기에는 여럿이구나
이태백이 ('망여산 폭포'에서 여산 폭포를 극찬했는데) 이제 있어서 다시 논하게 되면,
여산 폭포가 십이폭포보다 낫다는 말을 아마도 못 할 것이다.
금강산 속만 매양 보겠는가? 이제는 동해로 가자꾸나.
-불정대와 십이폭포(이백과 여산폭포)
남여완보하야 산영누의 올나하니
녕농 벽계와 수셩 데됴는 니별을 원하는 듯
졍긔를 떨티니 오색이 넘노는 듯
고각을 섯부니 해운이 다 것는 듯
명사길 니근 말이 취션을 빗기 시러
바다할 겻태 두고 해당화로 드러가니
백구야 나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는
남녀(일종의 가마)를 타고 천천히 걸어서 산영루에 오르니,
반짝이는 푸른 시냇물과 여기저기서 우짖는 새는
나와의 이별을 원망하는 듯( 금강산을 떠나기 싫은 작자의 감정을 자연물에 이입)
깃발을 떨치니 오색이 넘나들며 노니는 듯,
북과 피리를 섞어서 부니 바다 구름이 다 걷히는 듯,
밝을 때마다 소리를 내는 모랫길에 익숙한 말이 취한 신선( 정철)을 비스듬히 실어
바다를 곁에 두고 해당화 꽃밭으로 들어가니
백구야, 날아가지 마라. 내가 네 벗인 줄 어찌 알고 날아가느냐?
- 산영루(정자) 취한 신선처럼 백구와 말을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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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굴 도라 드러 총석뎡 올라하니
백옥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공슈의 셩녕인가 귀부로 다다만가
구타야 뉵면은 므어슬 샹톳던고
금난굴 돌아들어서 총석정에 오르니,
마치 옥황상제가 사시는 백옥루 남은 기둥만이 다만 넷 서 있는 듯 (아름답기 그지 없구나)
공수(중국 고대의 유명한 대장장이)가 만든 공작품인가?
조화를 부리는 귀신 도끼로 다듬었는가? (다만 경탄을 불러일으킬 뿐, 아름다움을 말로 다 할 수 없구나 )
구태여 육면으로 된 모습은 무엇을 본?는가?
- 총석정 (공수의 공작품, 귀신 도끼로 만든 것 처럼 아름다움)
고샹을란 뎌만 두고 삼일포를 차자가니
단셔는 완연하되 사션은 어대 가니
이 사흘 머믄 후의 어대가 또 머믈고
션유담 영낭호 거긔나 가 있는가
?간뎡 만경대 몇 고대 안돗던고
고성을 저만치 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영랑의 무리가 남석으로 갔다는 붉은 글씨는 바위에 완연한데(뚜렷한데)
이 곳을 유람한 영랑, 남랑, 술랑, 안상의 네 신선은 어디로 갔는가?
여기서 사흘 동안 머문 후에 어디에 가서 또 머물렀는가? (나도 그들처럼 따라 간다 하면 어디에서 머물 것인가?)
선유담, 영랑호에 가 있는가?
청간정 만경대 몇 곳에 앉았던가? (신선도 반하여 가 볼 곳이 많겠구나, 그토록 아름답도다)
- 삼일포 (신선찾기)
니화는 벌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낙산 동반으로 의상대예 올라 안자
일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하니
샹운이 집피는 동 뉵뇽이 바퇴는 동
바다해 떠날 제는 만국이 일위더니
뎐듕의 티뜨니 호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 구롬 그처의 머믈셰라
시션은 어대 가고 해타만 나맛나니
텬티간 장한 긔별 자셔히도 할셔이고
배꽃은 벌써 떨어지고 접동새 슬피 울 때에,
낙산 동쪽 언덕으로 의상대에 올라앉아
일출을 보려고 한밤중에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이 마구 피어나는 듯, 여섯 마리 용이 해를 떠받치는 듯,
바다에서 해가 떠날 적에는 온 세상이 흔들리더니,
하늘에 치솟아 뜨니 가느다란 터럭도 모두 셀 수 있을 만큼 매우 환하다
저 해는 바로 임금의 상징이거니 간신배가 임금의 총명을 흐리게 할까 근심스럽구나 [우국지정]
내 심정과 같이 읊던 이태백은 어디 가고, 그의 시 '등금릉 봉황대'만이 남았느냐?
천지간에 굉장한 소식이 그의 시에 자세히도 표현되어 있구나.
- 의상대 (일출)
샤양 현산의 ??을 므니발아
우개지륜이 경포로 나려가니
십리 빙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당숑 울흔 소개 슬카장 펴뎌시니
믈결도 자도 잘샤 모래를 혜리로다
고쥬 해람하야 뎡자 우해 올나가니
강문교 너믄 겨태 대양이 거긔로다
?용한댜 이 긔샹 활원한댜 뎌 경계
이 도곤 가잔대 또 어듸 잇단말고
홍장고사를 헌사타 하리로다
강능 대도호 풍쇽이 됴흘시고
졀효 졍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비옥가봉이 이제도 잇다할다
석양녁 현산의 철쭉꽃을 계속 밝아
신선이 탄다는 마차를 타고 경포로 내려가니,
십 리에 깔린 잔잔한 호숫물을 다리미질하고 또 다려서
큰 소나무가 둘러싼 속에 실컷 펼쳐졌으니
물결이 잔잔하기도 잔잔하구나. 모래를 셀 수 있을 만큼 매우 맑구나.
외로운 배를 타고 닻줄을 풀어 배를 띄워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 바다가 거기로다.
조용하구나, 이 경포의 기상이여, 넓고 아득하구나, 저 동해의 경계여.
이 곳 경포보다 구비된 곳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고려 우왕 때의 강원 감사였던 박신과 기생이었던 홍장의 사랑이야기가 번잡하다고 하겠구나
강릉 대도호는 풍속이 좋구나.
효자, 열녀, 충신을 표창하는 붉은 문이 고을고을마다 나열되었으니
즐비한 모든 집에 벼슬을 봉할 만하다는 요순 시대의 태평성대가 이제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는가.
- 경포호 (잔잔한 물결, 풍속좋은 강릉 예찬)
진쥬관 ?셔루 오십쳔 나린 믈이
태백산 그림재를 동해로 다마가니
찰하리 한강의 목멱의 다히고져
왕뎡이 유한하고 풍경이 못 슬?니
유회도 하도할샤 객수도 둘 듸 업다
진주관 죽서루(사먹) 밑의 오십천이 흘러내리는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그 그림자를 한강의 남산에 대고 싶어라 (아, 임금꼐서는 평안하신지요) [연군지정]
관원의 여행길은 유한하고, 풍경은 못내 좋으니
그윽한 회포도 많기도 하구나. 나그네 시름도 둘 곳이 없다
- 죽서루 (죽서루 그림자를 보며 임금을 그림)
션사를 띄워내여 두우로 향하살가
션인을 차즈려 단혈의 머므살가
텬근을 못내 보와 망양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늘이니 하늘 밧근 므서신고
갓득 노한 고래 뉘라셔 놀래관대
블거니 쁨거니 어즈러이 구는디고
은산을 것거 내어 뉵합의 나리는 듯
오월 ?텬의 백설은 므스 일고
신선이 탄타는 뗏목을 띄워 내어 북두칠성 견우성으로 향해 볼까?
네 신선을 찾으려 단혈이라는 동굴에 머물러 볼까?
하늘 끝을 못내 보지 못하여 망양정에 오르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가뜩 노란 고래(파도)를 누가 놀래 주었기에
불거니 뿜거니 어지럽게 구는 것인가?
마치 은산을 꺽어 내어 온 세상에 흘러내리는 듯,
오월의 아득한 하늘에 백설은 무슨 일인가?
- 망양정 (망양정에 올라 파도를 굽어 봄)
져근덧 밤이 드러 풍낭이 뎡하거늘
부상 지척의 명월을 기다리니
셔광 쳔?이 뵈는 듯 숨는고야
쥬렴을 고텨 것고 옥계를 다시 쓸며
계명셩 돗도록 곳초 안자 바라보니
백년화 한 가지를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세계 남 대되 다 뵈고져
잠깐 동안에 밤이 들어 물결이 가라앉거늘
해 뜨는 곳의 가까운 거리에서 떠오를 명월을 기다리니,
상서로운 달빛이 구름 틈으로 보이다가 이내 숨는구나.
구슬로 만든 발을 다시 걷어올리고 층계를 다시 쓸며
새벽별 돋도록 꼿꼿이 앉아서 명월을 바라보니,
흰 연꽃 한 가지를 누가 보내 주시었는가?
이렇게 좋은 세상 남 모두에게 보이고 싶어라 [선정포부]
- 달맞이
뉴하쥬 가득 부어 달다려 무른 말이
영웅은 어대 가며 사션은 긔 뉘러니
아매나 맛나보아 넷 긔별 뭇쟈하니
션산 동해예 갈 길히 머도 멀샤
숑근을 베여 누어 픗잠을 얼픗 드니
꿈애 한 사람이 날다려 닐온 말이
그대를 내 모르랴 샹계예 진션이라
황뎡경 일자를 엇디 그릇 닐러 두고
인간의 내려 와셔 우리를 딸오는다
져근덧 가디 마오 이 술 한 잔 머거보오
북두셩 기우려 창해슈 부어 내여
저 먹고 날 머겨늘 서너 잔 거후로니
화풍이 습습하야 냥액을 추혀드니
구만리 쟝공애 져기면 날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사해예 고로 는화
억만 창생을 다 취케 맹근 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또 한 잔 하?고야
말 디쟈 학을 타고 구공의 올나가니
공듕 옥쇼 소리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잠을 깨여 바다할 구버보니
기?를 모르거니 가인들 엇디 알리
명월이 천산만낙의 아니 비췬 대 업다
유하주(신선주) 가득 부어 달에게 묻는 말이, "영웅은 어디 갔으며 사선은 그들이 누구이더냐?"
아무나 만나 보아 옛 소식을 묻고자 하니 산 동해에 갈 길이 멀기도 멀구나.
소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서 선잠을 얼핏 드니, 꿈에 신선이 나타나 나에게 이르는 말이
"정철아, 그대를 내가 모르겠느냐? 그대는 하늘 나라에서 살았던 신선이라. 황정경 한 글자를 어찌 잘못 읽어 두고
인간 세상에 귀양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난가? 잠깐만 가지 마오. 이 술 한 잔 먹어 보오."
북두칠성을 술잔으로 삼아 기울여서 창해수를 술로 삼아 부어 내어 저가 먹고 나에게 먹이거늘 서서 잔 기울이니
훈풍이 산들산들 불어 양쪽 겨드랑이를 추켜드니 아득한 하늘에 웬만하면 날 것 같은 기분이로다 [우화등선]
"이 술 가져다가 사해에 고루 나누어 억만창생을 다 취하게 만든 뒤에 [선정포부]
그 때에야 다시 만나 또 한잔 합시다." 그 말 끝나자 신선은 학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니
공중에서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가 어제던가 그제던가 아련히 들려오네.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보니 깊이를 모르거니 가인들 어찌 알리.
명월이 온 산과 촌락에 아니 비친 곳이 없다.
- 꿈속의 신선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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