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0 4

째마리

째마리*/ 월정 강대실  심심풀이로 그지없는 땅콩,동삼을 가보처럼 깊이 갈무리했다가토방 봄볕과 마주앉아 탱탱한 걸로 골랐지요조심스레 땅의 궁실 열어 다져 넣고는 약속처럼 연초록 얼굴 기다렸으나더러는 곯고, 서생원 웬 떡이냐 훔쳐갔지요장에서 애기모 모셔다 두벌 심고는땡볕 숨 고르는 틈새에 정성으로 돌보며알뜰히 수확의 기쁨 키웠지요웬걸, 들짐승이 다 뒤져 먹고 난 처진가리뿐하천해도 흙의 고결한 마음 감지덕지해  샅샅이 이삭 주워 모았지요  우리 부모님 허리가 휘어지게 농사지어좋은 것만 골라 따로 두었다가, 지성으로기제사며 식솔 생일상 차린 모습 선했지요 애잔한 농심, 우선 씨오쟁이 채우고 나니남은 건 손자들 입에 물리고 싶지 않은, 오십년 째마리 같은 생 박차고    코숭이로 기어든 내 차지, 째마리뿐이지요..

1. 오늘의 시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