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꽃씨

월정月靜 강대실 2006. 9. 27. 10:52
 
 


                  꽃씨

                            문   병   란

가을날
빈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 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午後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며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悲哀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 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窓邊에
화려한 어젯날의 對話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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