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3)좋은 시

문형배 재판관의 암송시/31. 사랑은 -김남주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8. 17:53

사랑은

                         -김남주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