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떠나간 그 순간부터/허형만
네가 떠나간 그 순간부터
나에겐 방문 여는 버릇이 있다.
금방이라도 들어올 것만 같은
햇살보다 더 밝은 너의 웃음을 맞이하고저.
네가 떠나간 그 순간부터
나에겐 마당을 서성이는 버릇이 있다.
금방이라도 대문을 두드릴 것만 같은
기도보다 더 절실한 너의 정성을 맞이하고저.
네가 떠나간 그 순간부터
나에겐 거리를 쏘다니는 버릇이 있다.
금방이라도 날 부르며 달려올 것만 간은
소나기보다 더 싱싱한 너의 사랑을 맞이하고저.
네가 떠나간 그 순간부터
나에겐 사춘기보다 더 짙은 우울이 있다.
달무리 지는 밤이면 끓어오르는 가슴을 안고
늑대처럼 서럽게 울부짖고자운 아픔이 있다.
―「네가 떠나간 그 순간부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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