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풀을 뽑다/월정 강대실
하느님!
당신은 당신의 일로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까지도
제 자리에 세우셨지요
나는 이 아침 운동 길에
동이 트면 어지르진 거리 비질에
땀등거리 된 미화원이 마음에 걸려
보도블록 사이 풀 뽑습니다
지나는 이들 겸연쩍이 쳐다보고는
흘깃 흘리는 미소 누그러진 낯빛
연신 가벼워지는 내 손길
얼마나 풀을 뽑아야 하나요
하느님!
제발 한 계절만 참아 달라며
애걸복걸 매달리는 짠한 생명
이리 야박스레 해치우는 거
용서 받을 수 있나요?
초2-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