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잡풀을 뽑으며2

월정月靜 강대실 2024. 6. 8. 22:05

(사진: 인터넷 이미지)

                              
잡풀을 뽑으며2/월정 강대실                                                                

 

  

뜨락 햇볕 이따금 들러가는 마당귀
기세 어울린 떨기나무 사이 낯선 얼굴 하나,
몸피 또렷하고 훌쩍한 줄기에

채 여물리지 못한 열매 몇 낱 여운 애틋한 
대번에 쑤욱 뽑아내려 하자
지지직..., 왜 나예요!

들입다 내지르는 절규 한 마디
손끝 억척에 자존의 고갱이 버리고
그만, 쏘옥 나신이 드러내는 애초
아무 눈에도 안 띄는 땅 속 첫길을 내며

얼마나 많은 일월을 손발이 부르트고

온이 땀바가지 되어 가뿐 숨 몰아쉬었으면

이리도 야무지게 목줄 대고 있을까

오늘도, 감나무 밑에 두고 온 삿갓 미사리가

언뜻언뜻 떠오르는 어스름 강변

어디서 돌멩이라도 하나 날아들 것 같아
얼른 그림자를 감춘다.

초2-894.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통골 약수터  (0) 2024.06.10
인도 풀을 뽑다  (2) 2024.06.10
서글픈 노송  (0) 2024.06.08
노여운 바람  (0) 2024.06.08
오십보백보다  (0)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