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풀을 뽑다/ 월정 강대실
토방에 선뜻 올라선 풀섶에 갇히어
멀거니 사립만 쳐다보는 빈집 애틋하다
한생 풀과 씨름하셨던 어머니 떠올리며
마당에 엎디어 풀을 뽑는다
온 몸 후줄근히 땀에 젖자
맷방석만치나 환해지는 뒷자리
어느새 사그라진 마음밭 잡풀
당신도 마음의 정처 없으셨을까
그럴 때면 가슴에 맺힌 한 끌어안고
처연히 온 밭을 지심매 가꾸셨을까
힐끗힐끗 곁눈질하던 해
앞집 그림자 마당에 기다라니 드리우고
뉘엿뉘엿 서녘으로 기운다.
(2-80. 제2시집 먼 산자락바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