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임에 대하여 / 월정 강대실
법성포에서
천혜의 풍광에 몸값이 금이 되는
줄줄이 엮인 굴비두름 본다, 어디
엮이는 게 굴비뿐이랴?
부모 자식 부부로,
친구 동료 이웃……으로
우리는 겹겹이 엮이어 산다.
그러나, 요즘 TV에 돈에 눈먼 사람들이
세상살이 부지불식不知不識 간 넓어진 보폭만큼이나
오랏줄에 굴비처럼 엮이어
닭장차 오르는 추태 수없이 본다.
칼자루 쥔 의자 올라앉을수록
한밑천 단단히 잡을 호기라도 만난 듯
돈독에 한없이 얼이 나가
팔고리 동아줄에 꽁꽁 엮이어
권위와 인품에 먹칠 하고
인생 종지부 찍는다.
종당에는 빈손으로 칠성판에 엮이어
무덤으로 가는데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