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어느 여름날5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0. 07:28

 

어느 여름날5

                     姜   大   實


오랜 동창 하나 만났네
허스레한 산막 찾아왔네
또렷이 한번을 인연하지 못한데다
새벽 버스처럼 들이닥쳐
기억의 단편은 강바닥 밑
무늬돌 같이 희미하지만 
순한 별 두엇 찾아온 하늘 보며
주고받는 정화는 넘쳐
푸르른 너나들이 피어나고 
풀벌레 합주에 자지러져
밤은 꼭꼭 어둠을 쌓는데
잔은 나가서 들지만 몸은
꼭 들어가 눕히고 살아왔다고
뒷산 소쩍새 노래에 홀로 젖으라며
훌쩍 길을 나서는 친구 
휘청이는 등 뒤를
시루봉 능선 위 열 엿샛달이
둥두렷이 따라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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