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찾아가던 날
姜 大 實
강담에 기대인 철문 밀치자
꽃초롱 밝혀 든 참깨
두엄자리에 나와 멀끔히 쳐다본다
주인 영감님 낮잠 자다 권하는
때 절은 마루턱에 그리움 걸치면
발길 뜨음한 마당 여기저기에서
돌부리 수군댄다
주춧돌에 붙들린 기둥뿌리 삭고
바람은 사방간데 들쑤시고 다닌다
소복소복 꿈 키우던 윗방엔
상한 책상이 쯩기고 앉아 있다
눈감고도 훤한 뒤꼍 돌아가자
반질반질한 장독 온데간데없고
아픈 항아리 몇 쌜쭉 토라져 있다
웃자란 옥수숫대가 헉헉거리며
골방 허물어진 슬레이트 떠받고
서까래에 얹힌 흰 구름 무심타
울안으로 기다란 팔 내밀고
홍시 떨구던 감나무 뵈질 않고
자두나무랑 까치발 딛던 죽나무
우뚝이 갈맷빛 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