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빗자루 보답/ 월정 강대실
바람 가는 데 구름 실려가듯
이삿짐 따라온 대빗자루
꾸물대는 가을 내쫓다 몽당이 되었다
동리 뒤통수까지
우줄우줄 기어 내려온 산코숭이
빼곡히 들어서서 술렁대는 솜대
널린 댓가지 주워다 빗자루 맨다,
일찍이 아버지 어깨너머로 배운
첫솜씨 큰댁 들고가니, 형님 왈
재주가 괭이 쥐 잡은 것 같다 하시고
막냇동생, 입이 귀밑까지 닿고
자그마한 손 빗자루는 처제가
점쟁이 손금 보듯 만지작거리더니
손끝이 땡고추라며 가져간단다
산더미 같은 은혜, 대빗자루 보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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