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금밭/ 월정 강대실
상골* 아들 부잣집 양반,
다랑논 부쳐서는 층층이 커가는 새끼들
지겟다리 장단에 초부타령 못 벗어난다고
여기저기서 하많은 새꺼리 끌어대
언제든 대톱 하나로 뭉칫돈 캐내는 왕대밭
동네 들머리 신작로 가에 마련하셔
보람 반 꿈 반 생금밭 가꾸며
꼭두새벽 이슬을 쓸고
앞산 마루 솟는 달 바지게에 지고 드시니
촌로들 거친 입살이 밑거름 되어
세세연년 빼곡히 죽순이 솟아오르고
죽물꾼들 청죽 한 다발 베어 달라 줄을 서
어섯눈을 뜨게 된 자식들
두 분 어르신 대꽃 되어 가시자
어느 결에 줄줄이 들어앉은 외지인 주춧돌
울창한 꿈의 생금발이 애처롭다.
* 상골: 담양군 용면 쌍태리 상월마을을 이름.
(제2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