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담양호에서 돌아온 고향

월정月靜 강대실 2018. 10. 30. 14:28

  

   

 

                         


  
 
담양호에서 돌아온 고향/월정 강대실 

 

 

반가워라 다시 보는 고향 풍경

긴 세월 깊고 푸른 물의 나라에서

오롯이 침묵으로 버티다 활짝 얼굴 내민.

 

한 겹 한 겹 물의 퇴적을 벗고

우연히 본 어머니 앙상한 가슴과 같은

희무스름한 맨살 드러내 보이더니

어느새수장의 악몽 딛고 망초꽃 흐드러진

 

왕대처럼 모여 살던 노루목 청수 용평마을*

아침저녁으로 덜컹거리며 달리던

시골 버스 뽀얀 흙먼지 일으키던 신작로

 

개헤엄 치며 붕어 송사리 잡던 앞내

감 가마니 차곡차곡 실은 소달구지

우걱우걱 건너던 삼거리 초소 아래 다리

 

뿔뿔이 흩어진 일촌들 못내 잊을 수 없어

물줄기보다 더 질긴 명줄 부여잡고

옛 풍치 고스란히 갈무리했구려

 

버들치 미꾸라지를 노리는 물총새

여울목 너럭바위 찾아 웅크리고 앉고

유유히 짝을 지어 나르는 왜가리

삶의 터전 되찾은 하이얀 날갯짓 한가롭다

 

여기저기에 서린 추억 아슴히 떠오르는데

부둥켜안고 목 놓아 부르고픈 이름들

망향비에 음각 되어 영겁의 그리움 낳는다.

 

노루목 청수 용평마을담양호 상류 수몰 된 마을들.

초2-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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