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호수1

월정月靜 강대실 2016. 8. 9. 08:48

 

 

                                      

 

호수1 / 월정 강대실 

 

 

외진 산마을에 호수가 들어섰다

산이 슬그니 다가가 보듬자

山水는 수려한 금실에 살게 되었다

만화방창한 어느 춘일 우연히

수면 위 자기 모습 본 산,

풍광 찾아드는 그 어떤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자신감에

대처로 떠날 꾀를 부렸다

호수의 깊은 마음 떨칠 요량으로

남몰래 온몸 두레질하여

한여름에 이를 즈음에는

허벅지가 빤히 드러나 보였다, 어느 날

이를 눈치 챈 호수, 속앓이하다가

때마침 들른 먹구름께 아뢰니

연거푸 한숨 몰아쉬더니

이제는 산까지 바람 들었다며

삼일곡을 해댔다

호수는 다시 안온히 산 품고

산은 호수 얼굴 보며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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