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1 / 월정 강대실
외진 산마을에 호수가 들어섰다
산이 슬그니 다가가 보듬자
山水는 수려한 금실에 살게 되었다
만화방창한 어느 춘일 우연히
수면 위 자기 모습 본 산,
풍광 찾아드는 그 어떤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자신감에
대처로 떠날 꾀를 부렸다
호수의 깊은 마음 떨칠 요량으로
남몰래 온몸 두레질하여
한여름에 이를 즈음에는
허벅지가 빤히 드러나 보였다, 어느 날
이를 눈치 챈 호수, 속앓이하다가
때마침 들른 먹구름께 아뢰니
연거푸 한숨 몰아쉬더니
이제는 산까지 바람 들었다며
삼일곡을 해댔다
호수는 다시 안온히 산 품고
산은 호수 얼굴 보며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