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시인 선서 -김종해

월정月靜 강대실 2009. 1. 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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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선서

 

시인이여.
절실하지 않고, 원하지 않거든 쓰지 말라.
목마르지 않고, 주리지 않으면 구하지 말라.
스스로 안에서 차오르지 않고 넘치지 않으면 쓰지 말라.
물 흐르듯 바람 불듯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을 좇아가라.
가지지 않고 있지도 않은 것을 다듬지 말라.
세상의 어느 곳에서 그대 시를 주문하더라도
그대의 절실함과 내통하지 않으면 응하지 말라.
그 주문에 의하여 시인이 시를 쓰고 시 배달을 한들
그것은 이미 곧 썩을 지푸라기시詩이며, 거짓말시詩가 아니냐.
시인이여, 시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대의 심연을 거치고
그대의 혼에 인각된 말씀이거늘, 치열한 장인의식 없이는 쓰지 말라.
시인이여, 시여, 그대는 이 지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위안하고
보다 높은 쪽으로 솟구치게 하는 가장 정직한 노래여야 한다.
온 세상이 권력의 전횡專橫에 눌려 핍박받을지라도
그대의 칼날 같은 저항과 충언을 숨기지 말라.
민주와 자유가 억압당하고, 한 시대와 사회가 말문을 잃어버릴지라도
시인이여, 그대는 어둠을 거쳐서 한 시대의 새벽이 다시 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하라.
그대는 외로운 이, 가난한 이, 그늘진 이, 핍박받는 이, 영원 쪽에 서서 일하는 이의 맹우盟友여야 한다.

                〔사〕한국시인협회 회장 김 종 해

 

 

1941 부산에서 태어남

1963『자유문학』신인상에 시「저녁」당선으로 등단(필명:南宮海)
        시와 시론『신년대』창간 동인(1집∼5집)으로 활동

1965『경향신문』신춘문예에 시「내란(內亂)」당선으로
         박목월, 조지훈 두 분의 재평가를 받음

1966  첫시집『인간의 악기(樂器)』(서구출판사) 간행
       『현대시』동인으로 가입, 작품활동(12집∼26집)

1968  정음사 편집부 재직(10년)

1971  제2시집『신(神)의 열쇠』(한국시인협회) 간행
         한국시인협회 총무간사 및 외솔회 발행 인물연구지《나라사랑》
         편집자 역임
         민주수호를 위한 <대통령선거 문학인참관단> 결성, 참여

1973
 월간시지『심상』(발행인, 박목월)의 창간 실무스탭으로 김광림,
         이건청과 함께 일함

1974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 발기위원. 남산에 있는 중앙정보부에
         구금됨.

1977  장편서사시「천노(賤奴), 일어서다」를 발표

1978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1979  제3시집『왜 아니 오시나요』(문학예술사)를 간행
         도서출판 문학세계사 창립, 대표(현재)
         민예극장(허규)과 제휴, 정진규,이근배,허영자 등과 〈현대시를 위
         한 실험무대〉시극운동을 주재

1982  장편서사시『천노』(賤奴), 일어서다」(서문당)로 제28회 현대
         문학상 수상

1984  제5시집『항해일지』(문학세계사) 간행. 한국출판문화상 제작상  
         (한국일보) 수상

1985  시집『항해일지』로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로 피임

1987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 역임

1988 『경향신문』출신 문인들의 모임인「경향문학인회」회장 역임

1990  제6시집『바람 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문학세계사) 간행

1991  시선집『무인도를 위하여』(미래사) 간행

1992  유공출판인 표창(문공부장관) 받음

1994  제7시집『별똥별』(문학세계사) 간행

1995  시집『별똥별』로 한국시협상 수상,
         민주평통 문화예술분과 상임위원 간사 피임

2001  제8시집『풀』(문학세계사) 간행

2002  시집 『풀』로 제10회 공초문학상 수상.
         계간 시 전문지 『시인세계』창간 발행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역임.

2004  한국시인협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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