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두고 간 여자 가을을 두고 간 여자/ 월정 강대실얼마나 많은 밤을 뒤척였을까먼 하늘 나의 별 가슴에 얼굴을 묻고지새워 목쉰 독백 나누었을까팔려가는 송아지 같은 속울음 소리차창 밖 가을 산은 알아챘을까바람은 새살새살 달래 주었을까하마, 망각의 강 질러 멀리 갔을까산책길 붉나무 연신 떨구는 잎새 헤며추억의 향기 헤적이고 있을까계절이 오고 갈 때면 아리게 떠오르는가을을 두고 낙엽 따라 간 그 여자 앙가슴에 꺼멓게 멍울지는 그리움. 1. 오늘의 시 2024.11.07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 월정 강대실 스산히 낙엽이 뒹군다 한 생 아름답게 살더니 어느새 스르르 스러진 나뭇잎 하이얀 얼굴 지르밟고 고독히 걷는다 바사삭! 바람으로 다시 만나자 새로운 결별의 외마디 내 영혼 채질하는 찬란한 노래여! 결코 아파하지 말자 끝 날까지 사랑으로 보듬자며 속에 깊숙이 큼직한 바위 하나 품고 훌쩍, 성자처럼 미련없이 떠나 왔건만 사랑꽃 꽃눈 하나 틔워 내지 못하고 어스름 강둑에 눈 흘기고 서 있으니 어이 죄 아니랄 수 있으랴 사랑을 노래한다 하랴 꽃잎이 다시 피어날 그 날까지 기어이 돌아서지 않으리라. 1. 오늘의 시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