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첫새벽/ 한강 첫새벽에 바친다 내정갈한 절망을,방금 입술 연 읊조림을감은 머리칼정수리까지 얼음 번지는영하의 바람, 바람에 바친다 내맑게 씻은 귀와 코와 혀를어둠들 술렁이며 포도(鋪道)를 덮친다한 번도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한 텃새들여태 제 가슴털에 부리를 묻었을 때밟는다, 가파른 골목바람 안고 걸으면일제히 외등이 꺼지는 시간살얼음이 가장 단단한 시간박명(薄明) 비껴 내리는 곳마다빛나려 애쓰는 조각, 조각들아아 첫새벽,밤새 씻기워 이제야 얼어붙은늘 거기 눈뜬 슬픔,슬픔에 바친다 내생생한 혈관을, 고동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