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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2

기다림2/ 월정 강대실                                          바람의 미아들 우짖음에초저녁잠은 부지깽이같이 짧고뒤척임으로 야위어 가는 밤  투욱!울을 뛰어넘는 소리에두벌잠은 온데간데없고  희뿌연 여명에, 뜨락정숙한 침묵 속 어정거리면  울 밑에 웅크리고 있는샛노란 모과 하나된서리 흠뻑 둘러쓰고  너무너무 미안해, 불쑥내가 먼저 손 내민다.

1. 오늘의 시 2024.05.25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 월정 강대실  스산히 낙엽이 뒹군다한 생 아름답게 살더니어느새 스르르 스러진 나뭇잎하이얀 얼굴 지르밟고 고독히 걷는다바사삭! 바람으로 다시 만나자새로운 결별의 외마디내 영혼 채질하는 찬란한 노래여!결코 아파하지 말자끝 날까지 사랑으로 보듬자며속 깊이 큼직한 바위 하나 품고훌쩍, 성자처럼 미련없이 떠나 왔건만사랑꽃 꽃눈 하나 틔워 내지 못하고어스름 강둑에 눈 흘기고 서 있으니어이 죄 아니랄 수 있으랴사랑을 노래한다 하랴꽃잎이 다시 피어날 그 날까지기어이 돌아서지 않으리라.

1. 오늘의 시 2024.05.25

숲 속을 거닐다

숲 속을 거닐다 / 월정 강 대 실                            눈길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더듬는 동안 가슴은 켜켜이 쌓인 사랑이나 미움 따위 그늘에 널어 말린다. 그만 내려놓고 싶은 내가 짊어진 生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서로 어깨를 걸고 한세상 살아내는 나무들, 그 삶이 더 없이 부럽기만 한데 숲 속에 들어도 한 점 동화되지 않는 나 이방인異邦人처럼 낯설다.

1. 오늘의 시 2024.05.25

연동사 백구

연동사 백구/ 월정 강대실 금성 산성 오름길에서 탁발하다산객들 길라잡이 맡아 앞장서서 내려오는연동사 독경 소리에 귀 씻은 백구 먼빛에 간만에 찾는 나를 알아보고는단걸음에 달려들어 합장에 머리를 주억주억오늘은 사시불공 마침맞으니 길 열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갈림길에 닿자불공 배우는 길은 이쪽, 좀 멀고 험한버벅대더니 발길 돌리자며 달려들어아직 마음의 갈피를 못 잡은 기색을 하자 온광 일렁이는 눈빛 길체로 비켜서서종심의 마음속에 절간 하나 못 모시고언제까지 시루봉 올라 우화만 꿈꿀 테냐고연신 나무 관세음보살 왼다.초2-782/2019. 12. 19.                                             연동사

1. 오늘의 시 2024.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