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문학 산책

부산일보 신춘문예 - 동시 당선] 씨감자 / 박선미          

월정月靜 강대실 2007. 1. 2. 17:52
축하합니다!! [2007 부산일보 신춘문예 - 동시 당선] 씨감자 / 박선미          
번호 : 5350   글쓴이 : 남촌
조회 : 230   스크랩 : 7   날짜 : 2006.12.30 16:41
[2007 신춘문예 - 동시] 씨감자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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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캐는 날

    가진 것 다 주고

    빈껍데기로 남은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삼월에

    재를 묻혀 심은 씨감자

    가진 것 다 주고

    쪼그라든 씨감자





    썩은 보람으로

    더 많은 감자를 거두게 만든

    씨감자를 보며

    만난 어머니





    감자 캐는 날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린

    주먹보다 굵은 감자를 보며





    철없던 나는

    어머니의 눈물

    가슴에 안고 돌아왔습니다.

    / 입력시간: 2007. 01.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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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신춘문예 - 동시] 당선소감 / 박선미
    "동시의 나무 잘 가꾸리"

    박선미 ◇1961년 부산 출생. 부산교육대,한국교원대 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창주문학상 수상. 현 부산 동래초등학교 교사.

    빈 교실에서 당선을 알리는 전화를 받는 순간,한동안 멍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용서될 것 같았다. 이 세상의 모든 악조차도.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면서 번번이 나를 술래로 만들던 신춘문예,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려온 지나간 시간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구나 싶어 안도한다.

    길을 가면서도 시의 글감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오래된 습관,아이들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릎을 낮춘 걸음들,내 곁에 머물던 일상의 언어들에 시의 옷을 입히기 위해 마름질하고 다림질하던 수많은 밤들,나와 눈 마주쳐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준 나무에게 사랑의 인사를 전한다.

    당선의 문턱에서 당선의 기쁨을 짐작하던 때와는 달리 담담하다. 당선은 또 다른 출발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결과만큼이나 소중한 과정을 잊지 않고 동시의 나무를 잘 가꾸어 알찬 열매를 맺는 것으로 보답하리라.

    7전8기도 모자라 8전9기 끝에 긴 술래의 자리를 벗어나게 해준 부산일보사와 심사위원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시를 쓰는 재능을 물려주시고 살림까지 도맡아주시는 씨감자 같은 어머니,나에게 와서 시가 되어준 나의 사랑스러운 딸 나리,나래,나은,내 시의 텃밭 개구쟁이 3학년 2반 아이들,내가 사랑하는 혹은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아껴주는 많은 얼굴들 모두 감사하다.

    이제 동시와 좀 더 편하게 만날 수 있겠다.

    ◇1961년 부산 출생.
    부산교육대,한국교원대 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부산아동문학 신인상,창주문학상 수상.
    현 부산 동래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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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신춘문예 - 동시] 심사평
    동시 요소 두루 갖춘 수작

    공재동 / 동시인
    최종심까지 남은 작품은 '풀씨(김인옥)','소꼽놀이(정명숙)','씨감자(박선미)',세 편이었다.

    세 편이 모두 독특한 시 세계를 가지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풀씨'는 시적 정서가 돋보이는 작품이고,'소꼽놀이'는 재치가 뛰어났다. '씨감자'는 교육성이 짙은 작품이었다. 동시가 지나치게 재치로 흐른다면 문학성을 잃을 염려가 있어 '소꼽놀이'를 제외시키고 남은 두 편을 두고 오랜 시간 숙고를 했다. 결국 보내온 다른 작품 모두가 고른 수준인 데다 동시가 지녀야 할 요소를 두루 갖춘 박선미씨의 '씨감자'를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풀씨'도 아까운 작품임에 틀림없지만 함께 보낸 다른 작품의 수준이 고르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공재동 동시인
    / 입력시간: 2007. 01.01. 15:38